한국에 벤처캐피탈(이하 VC)은 약 100여개가 있는데 (벤처캐피탈협회 참조) 대부분의 기업가분들은 어떤 VC에게 투자를 받아야 할지, 어떤 '기준'들로 고민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통 그냥 어쩌다가 논의를 시작한 VC와 진행을 하게 되고 투자를 유치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실, 어떤 VC가 더 좋다고 '객관적'으로 얘기하기가 참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무슨 VC ranking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좋은 VC'로 정의를 할지도 참 어렵습니다. 총 펀드의 규모 혹은 매년 투자하는 금액이 많으면? 과거 조합의 수익률이 좋으면? 투자인력들의 profile이 좋으면? 브랜드가 좋으면? Value add를 많이 해주면? 등 기준도 참 애매모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가분들은 어떤 VC에게 투자를 받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인에게는 '최고'의 VC를 선택해야겠죠. 그래서 고려해볼 수 있는 사항들을 좀 적어볼까 합니다.

1. 믿을만한 VC인가? 업력이 길고 브랜드는 좋은가?

많은 기업가분들이 투자를 유치하면서 걱정하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혹시 이 VC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가 그것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이 VC가 내 기업정보를 다른 곳에 공유하지는 않을까?', '이 VC가 계약서에 무슨 독소조항을 숨기지는 않았을까?', '이 VC가 나중에 회사 안 좋아지면 돌변하지 않을까?' 등이 될 수 있겠죠.

당연히 걱정할만한 부분이고 확인을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VC의 업력이 충분히 긴지,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업력과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업력이 길고 브랜드가 좋은 VC들은 대부분 앞으로 이 일을 수십년간 계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으면 '잃을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이익' 때문에 소위 말하는 '나쁜짓'을 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에 투자를 한 다음에 회사가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채업자처럼 행동해서 투자금 10억-20억을 회수해왔다고 하면, 분명 그 VC에 대한 소문이 벤처업계에 퍼질 것이고 그러면 그 VC는 앞으로 투자를 하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일 VC이시고 앞으로 쭉 투자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그냥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하시지 않겠어요? 뭐, 회사의 정보를 경쟁사에 유출시키는 그런 점들도 마찬가지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VC에게 이런 일을 당하셨으면 가만히 계시지는 않겠죠? 그러면 업계에는 금방 소문이 퍼지게 되죠)

그리고 좋은 reputation을 갖고 있는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에는 그 유치 사실만으로도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signaling 효과가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어디 가서 사업을 할 때, '아 A사로부터 투자 받았으면 일단 어느 정도는 검증된 회사구나'라는 생각을 상대방이 갖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꼭 돈 때문이 아니라 (심지어는 돈이 필요 없어도) signaling 효과 때문에 좋은 명성을 갖고 있는 VC에게 투자를 받으려고 하곤 합니다.

2.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VC는 무엇인가?

저는 항상 기업가분들께 'VC가 무슨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시나요?'류의 질문을 드립니다. 이것은 기업가분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돈은 다 똑같은 돈이고 나는 돈만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투자 받으면 앞으로 투자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누구든지 상관 없이 valuation을 높게 인정해주는 VC에게 투자를 받고 계약서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하지만, VC money가 조금은 더 smart money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여기에서의 smart money는 결국 제가 과거에 'VC가 하는 일' 이라는 포스팅에서 쓴 post management 섹션의 많은 일들이 되겠죠) 어떤 VC가 가장 자기를 잘 도와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향후에 추가적으로 자금이 또 필요할 때 '믿고 밀어줄 수 있는' 그런 VC인지도 고민해봐야겠죠.

그래서 거꾸로 기업가분들도 VC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래와 같은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1) 해당 VC의 홈페이지는 충분히 보고 미팅을 가져라

첫 미팅을 진행하는데 기업가 분께서 제게 "그런데 소프트뱅크는 혹시 온라인게임에 투자하시나요?"라고 하신다면 사실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에 보면 저희가 과거에 투자한 회사들의 정보가 있고 거기에 보면 저희가 다수의 게임 회사를 투자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텐데 어떻게 보면 가장 기초적인 '숙제'도 안하고 오신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깐요.

투자를 유치하시면서 그 VC는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종류의 회사들이 실제로 투자를 받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우리 회사를 검토하는 투자인력은 원래 뭐하던 사람인지 궁금하시지 않나요?

홈페이지에 보면 회사의 연혁부터 시작해서, 투자 인력에 대한 상세 소개, 투자한 회사들 리스트 혹은 로고가 다 있기 마련입니다 (가끔은 udpate가 좀 늦은 경우도 있지만) 보고 '감'은 잡고 와주세요!

(2) 기업가 입장에서 VC를 평가해라

벤처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회사의 지분을 제공하는 일이고, 짧으면 1-2년 길면 10년까지도 partnership을 갖고 함께 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혼이 전제된 결혼'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수치화될 수 있는 조건(예를 들어 valuation)만 보고 평가하는 것이 맞을까요?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기업가분께서 어떤 VC와 첫 미팅을 했다고 칩시다. 그래서 1시간 정도 미팅을 했고, VC는 뭐 별다른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에 계약 내용들이 적혀 있는 term sheet을 이메일로 보내주면서 바로 투자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칩시다. (사전에 그 VC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 가정하에) 마음이 편하신가요? 물론, 내 기업이 너무 뛰어나서 1시간만에 완전 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너무 교감이 적지 않나요? 뭐 VC입장에서는 1시간동안 얘기를 들었으니깐 그렇다치고 기업가 입장에서는 VC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물론, 투자하고 싶다고 빨리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고 종종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VC가 안 좋은 VC라고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저도 첫 미팅 때 어느 정도 마음이 결정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VC가 그렇게 나왔을 때 무조건 '덥썩 좋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홈페이지를 보라고 얘기한 것처럼, 그 VC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보고, 미팅 중에도 투자자에 대해서 어떤 느낌인지 평가하고 거꾸로 궁금한 사항들은 질문하고, 또 가능하다면 그 VC로부터 투자 받은 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실제 그 VC가 투자 이후에는 어떤식으로 일하는지 얘기도 들어보고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결론은 투자 유치과정은 one-way 검증이 아니라 VC는 기업을, 기업은 VC를 검증하는 two-way process라는 것입니다. 모두들 숙제 열심히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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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사업계획서를 쓰는 '정답'은 없을 것이고, 그 사업계획서가 내부용인지 외부용인지, 혹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용인지 벤처투자자용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벤처투자자(VC)들이 원하는 첫 번째 미팅용 사업계획서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VC들이 미팅을 하고 나면 '아 이 사업은 이런 것이구나'라고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는 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단에 명시한 섹션별로 1-2page씩 만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Executive Summary
  • 가능하다면 '우리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다', 혹은 '우리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는 이런 것이다'라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나중에 나올 내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Problem 혹은 Customer Needs

  • 사업을 하는 것은 결국 (1)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가 확인되었고 그런 사업을 하는 회사가 없어서 내가 직접한다 (2)현재의 제품/니즈는 '문제(비효율 등)'가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제가 이 제품/서비스를 왜 써야 하나요?'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서비스가 아닌 '제품 혹은 부품' 사업을 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이제 세상에 모든 것이 3D가 될 것이거든요. 그러면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을 때도 3D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구동시키는 chip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식의 간단 명료한 설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 의외로 이런 부분들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Trend에 맞춰서 사업을 구상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Web 2.0이 한참 유행하던 시기에 만난 한 업체는, '이제는 user created portal'의 시대라고 말씀하시면서, 기존의 blog+사진저장+동영상업로드 등을 모두 합치셨는데, 그 서비스만의 edge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얘기는 '저 그냥 네이버/다음 블로그 쓰면 되는데 왜 그 서비스로 옮겨야 하나요?' 였고, 대답을 잘 못하시더라고요

3. Product or Service

  • 2번에서 언급된 고객의 니즈 또는 현재의 문제를 회사는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설명하면 됩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가 이런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곳입니다. 물론, 복잡한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들었을 때 '아, 그럴 수 있겠구나. 나도 저거 써보고 싶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등의 경우에는 Demo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간단한 prototype을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구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미지'들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Market Size (Product or Service보다 먼저 나와도 됩니다)

  •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고 생각됩니다. 벤처캐피털은 시장이 크지 않은 곳에는 투자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예를 들어 매출 15억에 이익 4억을 남기는 비즈니스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좋은 사업이지만,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해서 exit을 할 수 있는 size의 산업은 아닙니다.
  •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이 시장은 '성장성이 높으며, 충분히 큰 규모가 될 것이다'입니다. 여기서 규모는, 매출이 될 수도 있고, 유저의 숫자가 될 수도 있고, Traffic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합니다
  • 가끔 Top-down의 모호한 분석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투자자에게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앞뒤 설명 없이 '스마트폰 유저의 30%는 사용할 것입니다' 라고 하거나, '검색 시장이 1조원인데, 그 중 20% 정도는 이미지 검색 비중이 될 것 같습니다' 등의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는 잘 와 닿지가 않습니다
  • 오히려 Bottom-Up의 분석이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시장의 크기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 숫자의 증가, 유저당 ARPU의 증가 (상거래로 치면, buying user와 객단가) 등 이 시장을 이끄는 요소를 breakdown해서,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breakdown 해놓은 각 요소들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크기를 보여주면 좋을 것입니다
  • 시장의 각종 분석 자료 (market research, analyst report 등)는 활용은 하되, (맞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하나의 reference로만 사용을 하고, 회사가 추산하는 시장의 크기에 대한 나름의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5. Competition

  • 위에서 언급한 좋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서비를 제공하고자 하는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는 없는지,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최고인지를 설명하는 섹션입니다
  • 이때 '경쟁사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보다는, potential competitor까지를 포함해서 이 시장의 player들을 분석을 할 필요가 있고, 우리의 '강점'이 이 산업에서의 key success factor이기에 결국 우리가 최고고,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겠습니다
  •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경쟁사보다 뭘 더 잘하시나요? 3가지만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면 대답을 못하십니다. '저희는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시면 사실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기술이 좋거나, 팀이 좋거나, execution 능력이 좋거나, 운영 능력이 뛰어나거나, 가격이 싸거나 등 설명이 가능해야 합니다.

6. Financial Projection

  • Market sizing을 할 때의 로직을 기반으로 그 시장 안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지 top-down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또 하나는,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매출 혹은 경쟁사의 매출 혹은 해외 사레 등을 활용해서 bottom up으로 추정 재무제표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 둘다 유용하다고 생각되고, 또 best/moderate/worst case를 상정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7. Why Funding 혹은 Use of Proceedings

  • 투자가 필요한 금액은 얼마이고, 왜 투자를 받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곳입니다
  • 제품을 만드는 곳의 경우 capex가 필요하다고 해서 간단할 수 있지만,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면 예를 들어 '지금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winner takes all의 속성을 갖고 있기에 지금 치고 나가야 한다'가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또한, VC 중에서도 왜 우리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문서에는 아니지만,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 그리고, Use of Proceedings는 결국 돈을 투자 받아서 어떻게 쓰겠는지에 대해서 high level로 알려주는 것으로, 사실 VC의 돈을 투자 받고 돈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합리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8. Team (이 섹션은 경우에 따라 가장 처음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 VC는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합니다
  • 성공의 경험이라는 것은 꼭 벤처기업을 설립해서 IPO를 시켜봤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경험과 경력 중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을 잘 selling 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나 과거에 이렇게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고, 본 사업과 관련해서는 연관된 이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어요'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9. Appendix

  • 앞에서 섹션별로 1-2장이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못했던 detail한 자료, 시장 조사자료, excel로 추정한 로직, 기술의 상세 설명 등 PT를 하다가 만일 VC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할 때를 대비해서 그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뒤에 포함시키는 것은 좋습니다
  • 그만큼, 본문은 simple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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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오랜만에 집에 일찍 와서 뉴스도 보고, 쉬다가, 지금은 라디오를 들으며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글을 끄적이고 있네요. 요즘 들어 부쩍 벤처캐피털에 관심을 갖는 선후배동기님 및 지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업계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진정으로 VC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겉보기로 멋져보여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 제가 참 많이 challenge를 합니다. 왜냐면, 그만큼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만만한 직업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질문을 드리다 보면, 제 스스로 VC에 대해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반추하게 되서 오히려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보면 만족스럽네요. 젊은 나이지만, 4개의 회사를 경험해봤기에 어디를 가나 장단점이 있고, 어려운 점들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VC가 저한테 가장 잘 맞고,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이 있는 것 같네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Softbank의 네트웍을 활용해서 투자한 업체를 지원할 수 있게 되거나 (예를 들자면, global 업체와 미팅을 시켜줘서 partnership의 단초를 제공한다던지, 영업이 가능한 업체를 소개시켜주거나 등), 미미하지만, 제가 경영진분들과 회사의 방향에 대해서 discussion을 하고 일부 도움을 드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간혹가다 투자한 회사에서 '임지훈 심사역님, 시간 좀 내줘서 신사업에 대해서 discussion 좀 하시죠' 라고 할 때가 있는데 참 보람된 일이죠. 제 회사를 키우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사실, BCG/Accenture와 같은 global consulting 회사를 다니면서도 기업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경험을 많이 했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애요. 예를 들자면 그 당시엔 무엇인가 '용역계약'을 통해 억지로 답을 내줘야 하는, 그래서 하는 일들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다면, VC에 와서는 제가 투자하고 관리하는 업체들과 관련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시키지 않아도 고민하게 되고, 공부하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애요. 주말에도 무슨 생각이 나면 찾아보고 :)

연말이 되면서 2008년을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잘 살아가고 있나? 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서 글을 한번 남겨봅니다. 참 좋아하는 직종이고, 저와도 잘 맞긴 하지만, 아직은 너무나도 부족하기에 아쉽기도 하고. 욕심은 많은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기도 하네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해볼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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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