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올해 TV 등에서 '허세'라는 단어가 꽤나 많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허세를 부리는 것이 하나의 재미로 인식되기도 한 것 같고요. 허세 좋습니다. 친구 만나서 재미있게 놀 때라면... 그런데,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특히나 투자 유치 건으로 VC와 미팅을 할 때 허세를 부리는 것은 별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허세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우선 애교스러운 것부터 말씀을 드리면, 최근에 보게 되는 스타트업 사업계획서에 적지 않은 회사들이 'Advisor' 라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IT 업계의 유명하신 분들을 쭉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인터넷 벤처 1세대로 이름을 날리신 분들도 계시고, IT 대기업의 임원분들도 계시고, 다른 스타트업 대표이사, IT 업계에서 한 이빨하시는 분, 심지어는 사업을 하시는데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대학교 총장이나 국회의원까지도 넣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것도 advisor가 2-3명이면 그래도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10명 이상의 advisor를 한꺼번에 넣는 경우도 여러 차례 봤습니다.

그런 경우 제가 드는 생각은 1) 이 분은 Advisor의 의미를 아시는 것일까?, 2) 도대체 무슨 Advice를 받으시는 것일까?, 3) 이런식으로 자신의 뒤에는 '세력'이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것인가? 그것이 정말 '세력'일까? 등등입니다.

사실, 제가 보고 싶은 것은 훨씬 더 상세한 team member들의 자랑입니다. 미팅 한번 한 적이 있는, 혹은 심지어는 모임에서 한번 인사 나눈적이 있는 그런 advisor가 아니라...

그리고 매우 높은 확률로 그렇게 IT 업계의 유명하신 분들은 저랑도 혹은 저희 VC와도 어떻게든 network이 닿기 때문에 편하게 전화를 할 수 있는 사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막상, advisor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는데, 그 advisor가 하시는 말씀이, "아... 그 친구들 한 번 찾아온다고 해서 만났었어. 뭐 열심히 하는 친구들인 것 같아서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줬지. Advisor? 나도 모르는 일인데? 한 번 만났어 한번" 식이라면, 해당 기업의 신뢰도는 불필요하게 떨어지게 되겠죠. 

문서에 그냥 advisor를 적는 것은 그래도 애교스러운 것이고, 정도가 더 심한 것은 미팅을 할 때 '허세'를 심하게 부리는 것입니다. 본인의 사업을 설명하는 와중에 불필요하게 유명인들을 많이 섞어가면서 설명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대기업의 B상무님께서 저희 서비스 정말 좋다고 하시면서 나오기만 하면 엄청나게 밀어줄 것이라고 했고요, 제가 Facebook/Google/Zynga VP들과 친한데요, 그 분들 통해서 해외 사업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여기저기에서 투자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담 안 가지셔도 되고요, 그냥 이번에 저희가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뭐, 가상의 대화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로 계십니다. 듣고 있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듭니다. '여기 왜 찾아오셨지? 이미 그렇게 잘 나가시고 여기저기에서 투자하겠다고 난리가 났고, 국내외 굴지 IT 대기업들이 모두 좋게 보면서 사업을 같이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허세를 부리면서 미팅을 하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reference check을 했을 때 다른 얘기가 나오면 거기에서 신뢰도가 확 떨어질 것이고 (그 다음부터 무슨 얘기를 해도 잘 안 믿기지 않을까요? 괜시리 허세 한번 부려보려다가 소탐대실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또 미팅을 하는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위의 내용들이 사실일지라도, 미팅 상대방이 '나를 왜 찾아오신 것일까?'라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고수인 것이지, 나의 '세'를 자랑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예전에 이 글과 조금 유사한 "명백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를 쓰긴 했는데, 최근에 소셜미디어로 인해 '네트워크'의 개념이 훨씬 넓어지면서, 그리고 특히 젊은 기업가분들께서 '만만하게 보이기 싫어서'인지 위의 허세스러운 것들을 강조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어서 다시 한번 적어봤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투자자가 보고 싶어하는 것은 team의 역량, 진정성, 열정이지 다른 부수적인 것들이 아닙니다. 결국 사업은 여러분들이 하시는 것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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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상당히 공격적이고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eBay에 1.5 Billion USD로 인수된 Paypal의 co-founder였던, 그리고 지금은 벤처캐피탈리스트이면서 동시에 헤지펀드의 대표를 하고 있는 Peter Thiel이 한 말입니다. Peter Thiel은 Facebook과 Zynga에 상당히 초기에 투자한 유명한 투자가이기도 하죠. (더 자세한 소개는 클릭)

Peter Thiel이 2008년 Techcrunch50에서 얘기한 정확한 문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The lower the CEO salary, the more likely it is to succeed.

The CEO’s salary sets a cap for everyone else.  If it is set at a high level, you end up burning a whole lot more money. It aligns his interest with the equity holders.  But [beyond that], it goes to whether the mission of the company is to build something new or just collect paychecks.

In practice we have found that if you only ask one question, ask that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Peter Thiel만큼 CEO 혹은 경영진의 연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초기 기업 투자 검토를 할 때 하나의 요소로 생각해 보기는 합니다.

VC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진과 투자자의 이해관계의 일치' 입니다. 말이 어려운데, 쉽게 얘기하면, 해피하면 둘이 함께 해피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그래서 지분 투자가 매력적인 것입니다. VC는 20~30%의 지분을 갖지만 사실 그보다 2~3배의 지분을 경영진이 갖고 있기에 회사가 성공을 하면 경영진은 자연스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아래의 가상의 케이스를 생각해보죠.
  1. 역량 있는 좋은 경영진이 자본금 5,000만원짜리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2. VC가 50억 value로 15억을 투자했습니다. (VC 지분 30%, 경영진 지분 70%. 다른 주제이긴 한데, 만일 이 상태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으면 경영진은 70배의 수익이 벌써 난 것입니다. 5,000만원이 35억이 되었으니. 그래서 보통 VC들은 경영진이 동의 없이 주식을 바로 매도할 수 없도록 하죠)
  3. 경영진 3명이 연봉으로 각 1억~2억씩 가져갑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경영진이 자본금으로 넣은 돈보다 벌써 많은 돈을 다 받은 것이죠. 그리고 매년 받고)
  4. 회사는 한 3년간 사업을 하다가 결국 망합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케이스이고,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VC의 돈 15억원으로 해보고 싶은 사업 충분히 해봤고, 나름 좋은 reputation도 확보할 수 있었고, 연봉으로 받은 돈만 해도 개인당 3억~6억씩 되니 나쁘지 않은 3년이었습니다. 하지만 VC는 15억원을 다 날렸습니다. 돈을 날린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돈을 많이 날립니다. 원래 VC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뭔가, 경영진의 연봉을 보면서 '아 저 돈을 사실 사업하는데 더 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뭔가 '아 이건 좀 아쉽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연봉이 각 1~2억씩 되니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지분을 충분히 갖고 있는 경영진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 상승'으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C는 경영진이 꿈꾸는 '미래'에 투자를 한 것이지, '월급쟁이'에 투자를 한 것이 아니니깐요.

그렇다고 연봉이 무조건 낮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하면 좀 곤란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위에 Peter Thiel이 적은 것처럼, 결국 CEO 및 경영진의 연봉이 회사가 각종 지출을 할 때 중요한 잣대로 사용될 것이기에 여기 저기 조금씩 더 지출을 하다 보면 그만큼 사업을 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돈이 적어지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다른 글에서 적을 수 있는 내용을(직원의 연봉 및 스톡옵션) 잠깐 맛뵈기로만 첨언하면, 거꾸로 좋은 임원급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고 그 사람은 주식은 전혀 받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 사람에게는 충분히 좋은 '현금 보상'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CEO 입장에서 이런 사람을 뽑을 때 조금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시지 않겠어요?) 그리고 당연히 CEO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주식이 별로 없는) 핵심 인력들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훨씬 더 당연하게 여겨지는 내용들이고 이런 종류의 코멘트들을 컨퍼런스나 VC들의 블로그나 등을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돈'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좀 민감한 문화다 보니 논의가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이 주제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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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