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그리고 대체로 똑똑한 친구들 중에는 비즈니스가 스마트함을 기반으로 한 논리의 싸움이라고 믿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 분석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가 맞다, 네가 틀리다 논의를 하고, 그러다가 정작 '일'이라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놓치기도 하고요. 단언컨데, 논리와 스마트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만 가지고서는 좋은 리더, 경영자가 되긴 힘들 것입니다. (논리와 스마트함은 기본 중에 기본일지도)


돌이켜보면 저 역시 사회생활 초반에는 똑같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똑똑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논리 싸움에서는 누구한테도 지기 싫어했었습니다. 그런데 NHN에서 일할 당시 상사 분께서 어느 날 제게 피드백을 주셨는데 정말 뒤통수를 맞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분 역시 엘리트였고 아주 논리적이고 스마트한 분이었습니다)


"지미 , 지미는 아마 스마트함과 논리는 전국에서 1%, 아니 0.1% 안에 들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갈고 닦기 보단, 다른 영역을 보완하는 것이 어떨까요? 


제가 볼 땐, 지미가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논리력과 스마트함이 부족해서 역경을 겪는 일은 없을 것 같애요. 그런데 결국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인데, 그 부분은 개선할 부분들이 있어 보여요." 


나름 제게는 충격적인 피드백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100%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3대 전략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BCG, 베인 중에 한 곳은 꼭 가고 싶었고, 결국 BCG를 가게 되었죠. 제 딴에는 논리력을 더 키우고 싶었고, 어떤 사업현황을 보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들이 있는지를 한번에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전략컨설팅은 제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BCG는 1년만에 나오게 됩니다만...)


그런데 그 상사의 말씀을 다시 제대로 깨닫게 된 것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일을 하면서였습니다. 전 직장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이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스마트하신 임원께서 협상을 하시는 와중에, 제가 볼 땐 충분히 논리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갑자기 "우리 그냥 좀 갑시다. 사장님도 하고 싶으시고 저희도 정말로 하고 싶어하시는 것 아시잖아요. 더 큰 그림 같이 그립시다. 이런 소모적인 협상 저도 힘드네요"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음 속으로 '아니 이런 중요한 협상에서 이렇게 unprofessional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반대편에 앉아 계시던 사장님께서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입니다" 라고 하면서 모든 것이 착착 잘 끝났습니다.


또 (당시에 수석 심사역이셨던) 다른 선배 한 분께서 대기업과 일할 때 대기업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상대방이 그 조직에서 할 말이 있게, 명분을 만들어주면서까지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정말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다소 무능해 보이는 담당자가 답답하기만 하고, '저 친구는 왜 저기에 앉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 선배는 '일이 되게끔'하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자에게 '무능한 너는 왜 거기에 있냐'라는 자세로 일을 진행했으면 그 담당자의 감정이 당연히 상했을 것이고, '될 일도 안 되는' 상황으로 갔겠죠)


VC로 7년을 일하면서 사람을 동기 부여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람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일 수 있는지 수 많은 케이스들을 보면서 점점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전 논리와 스마트함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중요하니깐 접대만 하면서 어떻게 환심을 사라고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성과를 내고 좋은 리더가 되려면 '사람의 동인'까지를 이해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불완전한 동물이니깐.






ps. 첨부된 책 이미지는 주제와 맞아서 첨부했을 뿐, 저는 이 책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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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