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09 벤처캐피탈은 언제 만나면 좋을까요?
  2. 2012.11.14 해외 서비스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제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VC를 만나야 하나요?" 혹은 "얼만큼의 준비를 하고 나서 VC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요?"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항상 case by case이고 정답이 없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한 후에 만나야 한다고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VC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A급 인재들로 구성된 팀이 "우리가 볼 때 이 사업에 있어서의 가설적인 Key Success Factor는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은 우리가 왜 잘할 수 있다"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때 만나면 되는 것입니다. 서비스가 오픈되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는 이제 막 팀 구성이 된 것이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서비스의 기능(feature)을 설명하는데 치중하기보단, 업의 본질은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한국형 Pinterest를 누가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에서 엄청나게 잘 됩니다. 그래서 저희도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런칭하고자 합니다"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투자자는 맞던 틀리던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애요. "미국에서 Pinterest가 잘 된 이유는 유저들의 A라는 욕구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A라는 욕구는 우리나라에 있을까요? 있긴 있는데 형태가 다를 것 같습니다. 미국의 Pinterest가 갖고 있는 컨텐츠는 어떻게 보면 네이버가 많이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대신 저희는 한국에선 B라는 컨텐츠들 중심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B분야를 매우 잘 압니다. 이렇게 시작을 해서 진화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C라는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가설인 B와 C를 검증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B라는 가설이 맞는지 틀린지는 언제까지 확인이 금방 가능할 것입니다"


좋은 팀이고 위와 같이 설명한 논리를 저희가 수긍한다면 바로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바로 판단을 내리기에 어렵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얘기한 가설들을 검증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성과를 내기 전에도 얼마든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멤버들이 자기만의 스토리가 명확히 있다면, 되도록 빨리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신: 다른 관점이긴 한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투자자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만나서 교감을 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인데 돈 필요할 때 돈 주는 사람한테 고민 없이 받는 것보단, 가장 잘 맞는 곳한테 받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그런 것을 판단하기 위해선 스타트업도 VC를 만나보면서 검증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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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위 사진은 미국의 유명 기업들의 중국판 copy 서비스들을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원문보기)



확실히 수년 전에 비해 창업 열기가 높은 것이 느껴집니다. 저희에게 들어오는 사업계획서 수도 예전에 비해 많고, 스타트업 관련 모임들과 행사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벤처투자를 하는 VC 입장에서는 사실 참 좋은 일이죠. 일단 '모수'가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훨씬 유리하니깐요.


그런데 수 많은 사업계획서들을 보고 미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생겨서 이 글을 작성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저희에게 들어오는 사업계획서의 60-70% 정도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한 서비스를 copy해서 한국에서 하겠다는 것이랍니다. 티켓몬스터/쿠팡이 미국의 그루폰 서비스를 베껴서 한국에서 성공을 하다 보니 많은 젊은이들은 이것이 '성공의 방정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논외이긴 한데, 최근에 유학생 중심으로 창업을 하는 팀들도 많이 늘었는데 그런 팀은 열이면 아홉이 copy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는 한국판 Pinterest만 10개 이상 만나본 것 같고, 최근에는 한국판 Task Rabbit, Zipcar, Kickstarter, Fab, OpenTable 등이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글에서 copy 서비스들을 비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copy 전략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성공사례들이 있기도 하고, copy를 핵심전략으로 삼아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모델들을 찍어내는 Rocket Internet, Team Europe, 패스트트랙아시아 등의 벤처지주회사도 전세계적으로 다수 존재하는 것만 보더라도 의미 있는 전략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베끼려먼 제대로 베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copy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오는 많은 팀들이 와서 PT를 할 때 이런 식으로 발표합니다.


"실리콘밸리의 ABC 서비스를 아십니까? 작년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서비스 중 하나이고, 유저가 수천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기업가치는 1조원 가까이 갔다고 하고요. 그런데 한국에는 아직 이 서비스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빨리 하면, 잘 될 것이고, 1-2년 안에 ABC 회사가 저희를 인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논리가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만' 있으면 부족합니다. 해외 서비스의 기능(feature)들만 그대로 베낀다고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해외 서비스도 성공하기까지의 수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축척된 내공과 노하우가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하우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 지 여부도 분명히 고민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미국와 우리나라는 인프라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유저들의 습관도 다르니깐요. 


해서 저는 해외 copy 서비스들을 볼 때 항상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하곤 하는데, 대부분의 팀들이 답을 잘 못해서 많이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의 유명 서비스를 편의상 ABC라고 칭하겠습니다)


ABC는 그래서 성공을 했다고 볼 수 있나요? (Techcrunch에 몇 번 나왔다고 성공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에 그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 등은 당연히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ABC는 왜 성공을 했나요? 미국에서도 ABC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많았을텐데 왜 ABC가 잘 되는 것인가요? 뭐가 Key Success Factor였나요?


ABC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니즈가 동일한가요?  (인프라, 문화, 습관, 경쟁환경 등 고려. 미국에서는 분명히 니즈가 있는 서비스인데, 한국에선 니즈가 없을 수도 있고 '네이버' 등 기존 서비스가 이미 그 니즈를 잘 충족시켜주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심지어 다른 '오프라인' 적인 대체제가 있을 수도 있고)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ABC 서비스는 어떻게 execution을 해야 할까요? (서비스/BM은 copy지만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보면 다른 use case가 나오거나, 다른 target user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왜 여러분들이 이 copy 서비스를 가장 잘 할 수 있나요? 다른 스타트업들, 심지어는 포털과 같은 대기업에서도 베낄 수 있을텐데? (국내에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수백개였던 것 기억하시죠?)


그리고, 베낄 서비스를 선정할 때에도 그냥 단순하게 Techcrunch에서 몇 번 본 것 정도로 선정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왜 이 서비스를 선정했냐'고 물었을 때 의외로 고민의 깊이가 많지 않은 것을 보면서 놀랐고, 또 다른 유명 서비스들을 모르는 것에도 놀란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예 tip을 좀 드릴께요. 뭔가를 베끼려면, 베낄만한 full list를 찾아야 할 것이고요, 그 출발점은 여러 곳이 있겠지만 최근에 Business Insider에서 발표한 전세계 비상장 스타트업 Top 100 도 괜찮고, Y Combinator에서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을 나열한 YClist 도 좋은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엔젤투자자인 Ron Conway가 투자한 회사 총 리스트도 괜찮겠네요. 그리고 나서 그 회사들을 써보고, 또 Crunchbase를 통해 기업 정보도 확인하고, Compete.com을 통해 그 서비스의 트래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도 보셔야죠. 


실리콘밸리의 어떤 서비스를 베끼려면 최소한 저 같은 벤처캐피탈리스트보다는 그 서비스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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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