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여기저기서 많은 연락을 받긴 했지만, 최근에 K Cube Ventures의 대표가 된 이후 제게 연락오는 것이 '감'으로는 약 3배 정도 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제게 이렇게 연락을 주시는 점은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고, 제가 응당 잘 대응해야 하지만, 조금 더 '원활'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아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작성해봅니다. 또한, 이 방법은 투자자 뿐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와 사업을 할  때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장 안 좋은 예부터 차례대로 써보면,



1. 처음 연락하는데, 핸드폰으로 무작정 전화(cold call)하는 경우


가끔 핸드폰으로 이런 전화를 받습니다. 스타트업 미팅과 미팅 사이에 잠깐 짬이 난 상황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면, 


스타트업 A: "임지훈 대표님, 잘 지내시죠? 저는 3년전에 B컨퍼런스에 임대표님을 뵈었었는데, 기억하시죠?"


죄송하지만, 기억을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마 그 컨퍼런스에서 수십명과 명함을 주고 받았을 것이고, 그런 컨퍼런스 혹은 모임이 1년에 수십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분들은 앞뒤 자세한 설명 없이 무조건 언제 시간 되냐고, 미팅을 하자고 하십니다. 저도 모든 분들을 다 만나드리고 싶지만, 너무 아쉽게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또 저희 내부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시간을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저희가 투자할 수 있는 분야인지를 서류적으로 간단하게 리뷰하는 작업이 필요하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핸드폰이라는 것은 약간은 더 '편한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갑작스럽게 모르는 분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주시면 살짝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로 좋은 첫인상이 남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회사전화로 바로 연락을 하는 것도 핸드폰에 적용되는 '친밀도' 부분만 제외하고는 동일하게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끼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2. 처음 연락을 문자/카톡 등으로 하는 경우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는 것보다는 조금 나을 수는 있지만, 비슷한 이유로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처음 연락을 하면서 문자나 카톡으로 계속 답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사업계획서 발송하였으니 확인부탁드립니다' 정도면 괜찮은데, 자꾸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사업은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나요?' 등) 문자/카톡으로 제가 답을 어떻게 드릴 수 있을까요?


거기에다가 밤 10시 이후, 주말 등에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는데, 이건 좀 아니지 싶습니다.



3. 처음 연락을 소셜미디어(트위터/페이스북)로 하는 경우


일단 기본적으로 '상대방'에게 '압박'을 덜 준다는 점에서 위에 1번/2번 보다는 양호한 것 같고, 또 요즘에 소셜미디어를 워낙에 편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 보니 어느 정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만, 소셜미디어라는 서비스 자체가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공식 제안을 하는데에 적합한 서비스가 좀 아닌 것 같고, 저 같은 경우에는 소셜미디어를 잠깐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 때문에 각종 쪽지나 멘션 등은 묻힐 가능성이 좀 높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그렇게 효과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당히 올드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메일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이메일은 뭔가 공식적이라는 사회적인 컨센서스가 있고, 또 상대방에게 '압박'을 덜 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무난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K Cube Ventures도 기본적으로 bplan[at]kcubeventures.co.kr 로 들어오는 모든 메일에 대해서 답을 해주게끔 되어 있습니다 (만일 아직 답변을 못 받으신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약간의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리고, 만일 아쉽게도 당장 미팅을 잡지 못했을 경우에도, 이후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왔을 때 지속적으로 상대방에게 내용을 이메일로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일, 아예 이메일에 답장을 받지 못했으면, 전에 보냈던 메일을 하단에 첨부해서, '저번에 메일을 보냈는데 혹시 못 보셨을까봐 다시 보냅니다' 정도로 다시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락을 하고 싶은 상대방 (투자자가 되었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었던)이 잘 아는 분이 그 상대방에게 연락을 직접해서 추천을 하게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것이 일종의 '사회적 검증(social proof)'인데, '별로 좋지 않은 회사'를 추천을 하면 자신의 명성(reputation)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필터링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내가 믿는 사람이 추천을 하면 어느 정도 믿을만하다'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스타트업 업계 여러분, 앞으로는 투자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더 '스마트'하게 연락을 하셔서 좋은 성과를 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ps. 첫 미팅을 했으면 그 이후부터는 핸드폰으로 편하게 전화를 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제안을 받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에 대한 '감'을 좀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감'이 확실히 없는 상황이라면, 저라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고수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jimmyrim
1주일에 새로운 회사의 PT를 적게는 2-3번, 많으면 10번까지도 받게 되는데, 듣다 보면 아쉬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은 '저 분은 더 잘 전달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준의 아쉬움이, 또 어떤 때에는 '어떻게 저렇게 이해하기 힘들게 설명하실까' 수준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투자자와 첫 미팅을 할 때 가장 기초적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초적인 원칙은 (1) 투자자가 사전 지식이 없는, 대학을 막 졸업한 신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2) 첫 미팅이니 만큼 '간단 명료'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3) PT는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듣는 사람과의 일종의 소통이기에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그것에 맞춰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1번/2번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쉽게,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무조건 맞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투자자도 사람이기에, 보통 PT가 시작된 지 10분이 지났는데도 '이 회사가 이런 회사구나'라는 감을 못 잡게 되면, 이후 남은 30-40분은 집중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친절하게 회사의 전체적인 모습 (big picture)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업계획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포스팅하기로 하고, 첫 미팅을 마치고 투자자의 머리 속에 다음의 3가지만 인상 깊게 남기면 성공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1) '이 팀은 뭔가 해낼 것 같네', '과거의 성공 경험도 있고' (2) '아... 이 시장은 어쨋거나 충분히 커지겠네', '이 시장이 커지는 것은 흐름이고 다른 방향으로 가긴 힘들겠네' (3) '이 회사가 얘기하는 제품/서비스의 강점은 말이 되는 것 같네... 조금 더 깊숙히 공부해봐야겠다...' 정말로 딱 이 정도입니다. 창업멤버가 짧게는 1년, 길게는 십수년을 고민하신 내용 100%를 한 시간도 안되는 시간 동안 투자자가 이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80% 정도를 이해하고, '감'을 잡고, 이 분야를 적극적으로 한번 검토하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엽적인 면보다는, 큰 그림을 설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가장 '쉬운 질문'들에 대비를 하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본인의 제품/서비스는 시장에서 필수적인 것이라고 이미 믿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문의드리면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세요'라는 모습을 보이시고, 정작 답을 잘 못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쉬운 질문'들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제품/서비스는 왜 써야 하는 것이예요? 제가 무슨 효용을 얻을 수 있나요?
  • 그냥 기존에 있는 '유사 제품/서비스'를 사용해도 충분한데, 왜 굳이 바꿔야 해요?
  • 이용자들은 이 제품/서비스를 어떻게 인지할 수 있나요? (유저에게 접근하는 경로)
  • 회사의 서비스/제품은 결론적으로 뭐가 더 좋은거예요? (기술? 가격? 품질? Viral?)
  • 이 제품/서비스를 왜 만드시게 되셨어요?
  • 창업은 왜 하셨어요?
  • 과거에 어떤 성공 또는 역경을 겪으셨나요?
  • 창업멤버들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등

물론, 위의 질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질문들을 해당 서비스/제품에 맞게 하겠지만, 위의 예시를 통해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첫 미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창업멤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품/서비스에만 Simple is the beauty가 아니라, 소통도 Simple한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창업가들께서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