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다양성'은 좋은 것이고, 추구되어야 할 가치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선 격렬한 토의가 필요하기에 다양성, 다양한 관점을 주는 멤버는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1) 용인되어야 하는 다양성의 범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고 2) 스타트업이라면, 제한된 자원(resource)를 고려할 때 관리/통제가 안 되는 다양성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다양성이 좋은 것이냐? 대체로 맞는 얘기입니다. 미시간 대학 (University of Michigan) 경제학과의 Scott E. Page 교수는 다양성의 힘을 논문에서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Collective error = average individual error - prediction diversity


*Collective error captures the quality of the group's decisions. Average individual error reflects how accurate the people are within the group. And prediction diversity captures the dispersion of views, or how different the group members are. You can think of average individual error as "smarts" and prediction diversity as "diversity."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개개인이 틀릴 수 있는 확률이 있는데,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지혜를 모으면 틀릴 확률이 줄어든다 뭐 이거죠.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사항이 존재합니다. 다양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기반 (common ground) 하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it is said that the best teams have high cognitive diversity and low value diversity) 그렇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가겠죠.


뻔한 얘기인 것 같은데 굳이 이 얘기를 하는 것은, '다양성은 좋은 것'이라는 이유로 비효율을 용인하는 팀들을 좀 봤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는 그래도 다른 관점을 주니깐 의미가 있어'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근데, 그것이 동일한 가치관/지향점/목표 안에서의 다양성인지 아니면 '그냥 다름'인지는 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관리/통제하지 못해서 계속 피벗(pivot)을 하는 팀들도 있더라고요 . 예를 들어, 어떤 제품/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한 3개월 정도 개발을 하면서 '유저가 가장 원하는 킬러 기능은 무엇일지'를 논의하는 회의에서 "근데 우리 이거 왜 시작한거죠? 전 처음부터 이 아이디어 좀 별로였는데" 류의 발언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발언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힘 빠지게 하는 발언이죠. 


해서, 스타트업이 만들어진 존재의 이유, 지향하는 가치관, 해결하고자 하는 큰 문제 자체를 challenge하는 것은 다양성 관점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내공이 꽤 있으신 스타트업 대표님이 예전에 제게 해주신 말씀이 있는데,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아서 그 말씀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임대표님, 제가 다시 스타트업을 하면, 훨씬 독재자 스타일로 할 것 같애요. 지금 돌이켜보면 초반에 각 구성원들의 의견을 다 존중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다 해본 것이 큰 시간/리소스 낭비였던 것 같애요. 믿고 있는 방향을 향해서 다 같이 달리기만 해도 부족한데, 그 방향에 대해서 자꾸 논의를 하니깐 힘들더라고요. 그 방향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구성원이 떠나는 것이 맞는 것이겠죠."









신고
Posted by jimmyrim

지난주에 업계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 받는 분과 흥미로운 말씀을 나눴답니다. 이 분은 큰 인터넷 기업에서 본부장(?)과 같은 역할을 하시기도 했던 분이고, 또 스타트업 경험도 갖고 계신 분인데, 정확한 단어들은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스타트업엔 독재자가 있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팀원들과 토의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CEO가 결정을 내리고 빠르게 달려야 한다. 컨센서스를 이루는데 시간을 쏟는 것은 비효율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비전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 위 아래 없는 토론 문화, 만장일치 등이 일반적인 스타트업의 속성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말씀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분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독재자'라는 단어에 의미를 두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결국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강점을 가져야 하나?'라는 것과 같은 얘기일 수 있을 것 같애요. 즉, 한 가지 뽀죡한 엣지를 잘 살려야 하고, 그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잘 해야 하는데, 과정에서 비효율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이겠죠. 


항상 느끼지만 스타트업 성공방정식(?)은 그때 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얘기를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 기업에 가장 맞는 방식을 찾아야겠죠?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는 자기만의 색깔/문화를 잘 만드시길 바랍니다 =)





신고
Posted by jimmyrim


한국의 많은 회사들을 보면서 '아 이부분은 좀 아쉽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격렬한 논쟁'을 지양한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스타트업들도 그런 경향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배운 '예의'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혹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류의 문화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러면 안될 것 같습니다.

물론, 격렬한 논쟁을 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을 내는 것을 보통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 잘 되기 위해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일 뿐인데 "어? 내 의견에 반대한다고? 나한테 감정 있나? 나를 무시해?" 라고 흔히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내 의견에 반대한 사람에게 심지어는 소심한 복수를 할 생각까지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조직 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인간이기에 자기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이 나오면 기분이 다소 언짢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쨋거나 저쨋거나 우리의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서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인정을 하고, 논쟁할 만큼 논쟁하고 그 자리에서 다수결이던, 최고의사결정자가 결정을 내리던 결정을 내리면 거기에서 다 같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쿨하게 인정하면 끝입니다.

불가능하다고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얼굴 붉히면서 거의 싸우기 직전까지 서로 논쟁을 벌이다가도 결정이 되면 쿨하게 "좋은 의견이었다"라고 서로 얘기하는 상황을 저는 자주 접했습니다. 그러다가 만일 내린 결정이 다소 잘못내린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에도 "거봐, 내가 전에 내가 맞다고 그랬잖아"가 아닌, '우리는 분명 최선의 결정을 내렸고 지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빨리 수정합시다'라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격렬한 토론 > 의사결정 > 결과 보고 더 좋은 방향으로 수정이 스타트업이 하는 일의 전부가 아니었던가요?

우리 조직이 실무진들이 자기 생각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항상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영진들은 실무진 입장에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거꾸로 생각해보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장치를 제공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말은 '경어'가 존재하고, 항상 '직급'이 따라붙기 때문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높은 분께 얘기할 때 이렇게 하지 않던가요?

"임지훈 이사님, 외람된 말씀일 수도 있지만, 이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들은 모두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이런(this) 부분은 고려해볼 필요가 없을까요? 물론, 없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것을 영어로 하면, "Jimmy, what about this?" 정도가 될까요?

그렇다고 영어이름을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각 조직마다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중요한 것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는지를 경영진이 항상 신경써야 한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격렬한 논쟁을 즐기는 그날까지 화이팅! :)



신고
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