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자들끼리 지분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맞나요?"


아마 창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이것일 것입니다. 어디를 찾아봐도 답이 나와 있지도 않고 물어보는 사람마다 답을 다르게 주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제가 일본에서 개최된 Infinity Ventures Summit이라는 벤처컨퍼런스에서 Y Combinator의 Kevin Hale 파트너(Partner)와 함께 패널토의를 했는데 (패널은 2명 더 있었습니다), 1시간 30분짜리 세션이다 보니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고 거기서 지분 배분 주제가 길게 논의되었습니다. Kevin은 "지분은 무조건 1/n로 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YC가 인큐베이팅한 회사들을 보면 가장 잘된 회사들은 다 1/n로 지분을 나눴다고, 이것은 데이터로 증명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Kevin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evin은, "스타트업은 험난하고 긴 과정인데 시작하는 시점에서의 '공'이나 '성과'를 따져서 지분율을 다르게 하는 것보다는 모든 공동창업자들이 올인하면서 열심히 하게끔 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떨어져 나간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YC에 지원하는 회사들의 멤버구성과 stage를 고려했을 때 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반면, 국내의 대부분의 기업가들이나 투자자들은 1/n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많은 분들이 강연에서, 혹은 블로그에서 그렇게 설파하기도 하셨고요. 그분들의 논리의 핵심은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는 것이었고요. 저는 이 또한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무엇이 맞는 것이냐? 스타트업 월드에서는 언제나 정답은 없습니다. 나한테 맞는 정답은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 진리죠. 제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케바케(case by case)이고 YC의 권고가 꼭 맞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에선 아닌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일례로 다음의 케이스를 상정해보시죠. 카카오/네이버/넥슨/엔씨소프트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한가닥하는 본부장/팀장과 팀원들이 나와서 스타트업을 했다고 합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디렉팅 하던 PD와 부하직원들, 아니면 포탈에서 어떤 서비스를 책임지던 팀장과 그 부하직원들) 이 경우에는 기존에도 상하관계가 존재했고, 해당 분야에서의 내공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내공과 리더십을 따라서 부하직원들이 따라나왔을 것이고요. 이런 경우에도 1/n이 맞는 것이냐?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또 다른 케이스로, 이미 엑싯(exit)까지 경험한 적이 있는 연쇄창업가(serial entrepreneur)가 새롭게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을 때 그런 경험이 없는 분들과 1/n로 무조건 나눠야 하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죠. 이렇듯, YC에서는 1/n이 맞다고 한다 혹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대체로 1/n로 하니깐 우리도 그래야 한다라고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주장을 하나로 합치하는 과정'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선생님의 말을 들어야 했고, 대학에서도 교수님한테 반대하기보단 받아들여야 했고, (남자의 경우에) 군대 문화도 있고. 그러다 보니 동등한 권리를 갖는 사람들끼리 난상토론을 하면서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칫 '감정싸움'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많은 기업가 출신분들이 "절대 1/n로 지분을 나누면 안된다"라고 주장하시는 것 같고요. 즉, 감정싸움하면서 결정 못 내리는 것이 최악이니 한 사람이 결정 내리는 것이 더 낫다라는 주장이겠죠. 


답이 깔끔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서 뭔가 찜찜하실 수 있을텐데, 이렇게 '케바케'일 수 밖에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하나의 원칙을 얘기한다면 지분을 배분하는데 있어서 '공평하지 않다(unfair하다)'라고 느끼는 공동창업자는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최대주주 입장에서 되도록이면 '조금 더 후하게' 나눠주는 것이 길게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ps. 이와 별도의 주제이긴 하지만, 살짝 관련되었기에 '스톡옵션'에 대해서 짧게 얘기하면, 스톡옵션은 최대한 많은 풀을 확보해서, 향후에 합류할 좋은 인력들에게 나눠줘야 할 것입니다 (기존에 지분을 갖고 있는 멤버들에게 더 주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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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예전에 제가 '스타트업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글에서, 외적 동인에 기반해서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지칠 가능성이 많고 내적동인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비슷한 얘기를 훨씬 간단 명료하게 정리한 개념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벤처캐피탈리스트인 John Doerr가 10년 넘게 주장해오던 개념인데,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창업가들이 Mercenaries (이익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Missionaries (미션과 신념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얼핏 읽어보면 교과서적인 얘기인 것 같고, '그런가보다'할 수 있는데, 스타트업을 실제로 경험하신 분들은 분명히 느끼시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만큼 스타트업은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힘든 일이기 때문인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젊은을 바치려면 명확한 비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왜 스타트업을 하고 있지?' 혹은 '나는 왜 스타트업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ps. 아래는 John Doerr가 스탠포드에서 강연을 한 내용 중 위의 내용이 담긴 3분짜리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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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본 에세이는 Paul Graham의 에세이를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2010년 10월

(우리가 창업자에게서 어떤 자질을 찾고 있는지에 관해 써달라고 문의해왔던 포브스지를 위해 나는 이 글을 썼다. 인쇄물에서는 포브스의 지면관계상 마지막 아이템이 빠졌다.)


1. 확고한 결의/투지/집요함 (Determination)

이것은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질로 밝혀졌다. 우리가 Y Combinator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지적능력이라고 생각했었다. 이것이야 말로 실리콘밸리의 근거 없는 믿음이다. 물론 당신은 창업자가 멍청한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수준을 뛰어 넘는 지적능력을 가진 이상, 가장 중요한 것은 집요함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많은 장애물들과 부딪힐 것이고, 당신은 쉽게 사기가 저하되는 그런 류의 사람이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WePay사의 빌 클레리코(Bill Clerico)와 리치 아베르만(Rich Aberman)이 좋은 예이다. 그들은 금융업 관련 스타트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거대하고 관료주의적인 회사들과의 끝없는 협상을 의미하기도 했다. (역자주: WePay는 사람들이 돈을 수금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사이트임) 만일 당신이 큰 회사들과 계약을 해야만 하는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면, 종종 큰 회사들이 당신을 없는 존재처럼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빌 클레리코가 당신에게 전화를 하면, 어쩌면 당신도 그의 요청을 들어주고 있을 것인데, 왜냐하면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유연함 (Flexibility)

하지만,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마라"와 같은 문구에서 의미하는 그런 류의 확고함을 원하지는 않는다. 스타트업의 세계는 예측불가능해서 (상황에 따라) 즉시 당신의 꿈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확고함과 유연성의 조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비유는 “러닝백(미식축구, 라인 후방에 있다가 공을 받아 달리는 공격 팀의 선수)”이다. 그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긴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 옆길 혹은 뒤로도 갈 수 있어야 한다.

유연함에 대한 최근의 가장 좋은 사례는 아마도 Greplin사 (역자주: Web 기록을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개인별 검색엔진)의 다니엘 그로스 (Daniel Gross)일수도 있다. 그는 YC(Y Combinator)에 변변치 않은 eCommerce 아이디어를 갖고 지원했는데, 우리는 그가 다른 것을 한다면 투자하겠노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알았다고 말했고, 두 개의 다른 아이디어를 거쳐 Greplin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Demo Day에서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때 그는 단지 며칠동안 작업을 했을 뿐이었지만,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항상 난관을 타개하는 듯 보인다.


3. 상상력 (Imagination)

지적능력은 물론 많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존에 알려진 문제를 빠르게 푸는 것보다,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세계에서는, 대부분의 좋은 아이디어들은 처음에는 별로인 것처럼 보인다. 만일 아이디어가 확실히 좋다면, 누군가가 이미 그것을 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신은 적당한 수준의 광기를 갖고 있는 그런 아이디어들을 내놓을 만한 지적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Airbnb가 (역자주: 휴가 등의 이유로 단기간 집을 임대하길 원하거나 임대해 주길 원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사이트로 16,000개가 넘는 도시의 100,000건이 넘는 집들이 후보지로 나와있으며 이중에는 작은 집은 물론이고 아파트나 성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한 종류의 아이디어이다. 사실, 우리가 Airbnb에 투자했을 때, 우리는 그것은 너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은 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집에서 머물기를 원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창업자들이 너무 좋았기에 투자했다. 후에 그들은 Obama와 McCain의 이름을 딴 시리얼을 팔면서 사업을 유지하고 했고 우리는 그들에게 투자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결국 바람직한 방향으로 미쳐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4. 짓궂음 (Naughtiness)

대부분의 성공한 창업자들은 대개 좋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해적 같은 눈빛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성인군자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 아니다. 도덕적으로는, 그들은 중요한 문제가 제대로 되는 것에 관심이 있지, 관례나 규범을 따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내가 "evil (사악한)"이 아닌 "naughty (짖궂은)"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이다. 그들은 규칙을 깨는데에서 희열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규칙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 항목은 imagination에 포함되어 있기에 중복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Loopt사 (역자주: 이용자의 위치 정보를 이용하여 그 주위에서 어떤 이벤트들이 있고, 어떤 식당들이 있는지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주는 모바일 서비스)의 샘 알트만은 Y Combinator에서 성공한 졸업생 가운데 한 명으로, 우리는 그에게 Y Combinator 지원서에 어떤 질문을 넣으면 우리가 그와 같은 사람들을 더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지원자들에게 타인의 컴퓨터에 침입하는 (나쁜 의미의) 해킹이 아니라, 시스템을 이겨보고 싶어서 해킹을 했던 경험에 대해 질문 하라고 했다. 이것은 지원서를 심사할 때 가장 많이 주의를 기울이는 질문 중 하나가 되었다.


5. 우정 (Friendship)

경험상 한명의 창업자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란 힘든 것 같다. 대부분의 위대한 성공사례들은 둘 혹은 셋의 창업자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창업자들간의 관계는 매우 끈끈해야 한다. 창업자들은 진정 서로를 좋아해야하고, 함께 잘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에서 창업자들 사이의 관계는 개와 양말의 관계와도 같은데 만약 그 양말이 뜯어지게 되어 있다면 무조건 뜯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Justin.TV (역자주: 이용자가 라이브 비디오를 제작하고 세계 누구에게나 라이프 피드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의 에밋 쉬어(Emmet Shear)와 저스틴 칸(Justin Kan)은 친한 친구들이 창업한 좋은 사례이다. 그들은 2학년 때부터 서로를 알아왔고, 실제로도 서로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모든 창업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논쟁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나는 결코 그들 사이에 풀리지 않는 앙금 같은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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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에세이의 초벌번역은 이수아 (@sooahlee)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이수아님은 현재 LG전자에서 전사 기술전략과 파트너십 제휴를 담당하고 있고, 이전에는 LG CNS에서 유통, 통신부문의 IT서비스 및 프로세스 컨설팅을 했습니다.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분야의 전략, 사업개발 및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MIT Sloan MBA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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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제가 상당히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나이도 어린 것이 뭘 알겠어?" 입니다. 특히나 High tech 업계에서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뭘 모르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제가 경험과 연륜을 무시하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젊은 스타트업 경영진들에게 항상 먼저 경험해본 선배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고, 또 본인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라고 말을 합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주변에서 종종 "대표이사가 너무 어리고 경험도 없어. 그래 갖고 회사 경영을 하겠어?" 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과관계는 잘 봐야 합니다. 젊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젊고 열정적인 기업가가 말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닌, 실행을 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저는 흥분됩니다. 그런 분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수 많은 젊은 벤처기업인들에게 우리가 영웅시 하는 수많은 기업가들이 언제 창업을 했는지를 보여주면서 힘을 조금 드릴까 합니다. Make it Happen!


1. Mark Zuckerberg: Facebook 창업자 (19세때 창업)
-말이 필요 없는 가장 전세계적으로 가장 hot한 인물이죠?


2. Bill Gates: Microsoft 창업자 (20세때 창업)
-사실 이만한 기업가가 있을까요? 21세기 기업가 중 손가락 안에 꼽힐 듯
 


3. Steve Jobs: Apple 창업자 (21세 때 창업)
-그의 인생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죠? 잡스 형님 덕에 삶이 윤택해졌습니다!
 


4. 손정의: Softbank 창업자 (24세 때 창업)
-손정의 회장의 전기를 읽어보면 정말 '아니 이럴수가?'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무모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손정의 회장만의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5. Sergey Brin & Larry Page: Google 공동창업자 (25세 때 창업)
-구글이 없었다는 것을 상상해보실 수 있으세요? 


6. Jerry Yang: Yahoo (26세 때 창업)
-Yahoo도 한때는 지금의 Google 같았죠!
  


7. Janus Friis: Skype 창업자 (26세 때 창업)
-10년 전 Skype는 혁신, 파괴 그 자체였죠! 



8. Steve Chen & Chad Hurley: Youtube 공동 창업자 (27세&28세 때 창업)
-우리에게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Youtube! 


9. Pierre Omidyar: e-Bay 창업자 (28세 때 창업)
-사실상 전자상거래의 시초라고 볼 수 있죠? 


10. Jeff Bezos: Amazon 창업자 (30세 때 창업)
-Post 잡스 시대에 더욱 부각되고 있는 최고의 리더 중 하나죠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세상이 어땠을 지 상상해보시면 두렵기까지 하지 않으신지요? 모두 30세 이전에 창업을 했던 이시대의 영웅들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상은 젊은 사람들이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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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뽀로로 1조원 인수제의 거절'로 한 동안 많은 얘기들이 회자 되었었는데 그런 사실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M&A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뽀로로 사건에 대해서는 @estima7님께서 잘 정리해주신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저는 뽀로로에 대해서 다시 얘기하고 싶어서 포스팅을 하는 것은 아니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M&A에 대해서 적어보려고요. 얼마 전 언론사 기자분께서 제게 연락을 하셔서 "한국 벤처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어보신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드렸던 대답은 "M&A가 일어나지 않는 환경이죠. IT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좋은 스타트업들을 많이 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가 선순환의 시작입니다." 였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 전에 정부에서 SW분야를 담당하시는 사무관님께서 제게 연락을 하셔서 "국내 SW 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정책자금을 주는 것이 최선일까요?" 라고 문의하셨을 때에도 정책자금도 도움이 되겠지만 똑같이 M&A가 핵심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벤처업계에 있어서 M&A가 가장 큰 문제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래야지만 (1) 좋은 기업가들이 많이 나와서 창업을 많이 하고 (2) 벤처캐피탈이 열심히 투자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 투자합니다. (수익을 내라고 저희 같은 벤처캐피탈에 국민연금과 같은 투자자가 또 투자를 해주는 것이고) 그런데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팀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에 담보/연대보증 없이 투자를 해주기 때문에 그것이 궁극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죠. IT산업 발전도 되는 것이고. (IT산업 발전을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해하면 주객이 전도 된 것이죠) 아무튼, 저희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야 하는데 회수(exit)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면 갑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IPO를 하기 위해서는 대략 매출 100억원에 순이익 20억원 수준 정도는 되야 하는데 모든 스타트업들이 재무적으로 그 수준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또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이 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재무적으로는 성과를 내기 힘든 경우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내의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초기기업 투자, 인터넷/모바일 기업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가 갑니다 (참고로 저희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국내에서 인터넷/모바일, 초기기업 투자에 가장 공격적인 벤처캐피탈로 꼽히죠. 그래서 아주 가끔 다른 벤처캐피탈로부터 "너네는 뭘 믿고 그렇게 투자하냐?"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요)

앞서 '선순환'이라는 단어를 제가 사용했는데,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1) IT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스타트업이 만든 서비스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오랫동안 해왔던 고민과 노하우를 인정해 주면서 적정 밸류로 인수를 하는 경향을 보이면, (2) 벤처투자자는 시장의 니즈를 잘 읽고 좋은 서비스를 낸 좋은 팀이라면 궁극적으로 IT대기업/중견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훨씬 편하게 초기 기업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 (3) 좋은 아이디어와 팀이 있으면 벤처투자를 상대적으로 쉽게 받을 수 있고, 또 잘 될 경우에는 괜찮은 밸류로 인수도 될 수 있는 것을 아는 대한민국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조인하거나 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요인'에 대해서 이런 저런 것들이 많이 회자되는데 사실 IT 대기업/중견기업이 스타트업의 경험을 인정해주고 인수를 많이 하는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꼭 신문에 보도될 정도로 수천억 대의 금액으로 인수가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실리콘밸리에는 USD 5M~20M (한화로 약 50억~200억원) 수준의 소규모 M&A가 참 많이 일어납니다. 일년에 수백개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벤처캐피탈협회에서 발간되는 벤처캐피탈의 회수 방법을 보면 아래와 같이 절대적으로 M&A가 많습니다.



그만큼 M&A가 활발하다는 것이고, 소규모 M&A에 참여하는 각 주체는 대체로 다음의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타트업 창업가: 1) M&A를 통해 어쨋던 성공/엑시트의 경험이 있는 기업가가 될 수 있고 2) M&A로 인해서 적당한 부를 누릴 수 있고 (예를 들어 아이가 대학갈 때까지 먹고 살 수는 있는 정도?) 3) 내가 그렇게나 고민한 서비스를 큰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서 제대로 scalable하게 만들어보고 싶다 (참고로 최근에 구글에 자신의 회사를 매각한 CEO가 왜 그랬는지를 블로그에 쓴 것이 기사화되기도 했는데 한번 읽어볼만합니다)
  • IT 대기업/중견기업: 1) 저 팀이 참 탐난다. 저 좋은 팀이 그 사업 분야에서 그간 쌓아온 경험/노하우는 대단한 것이다. 저 팀만큼 많은 고민을 한 사람은 없을테니 저 팀이 right person이다 2) 저 사업을 우리 내부에서 따라하면 얼마나 걸릴까?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기간 동안에 저 팀은 더 앞서겠지?
  • 벤처캐피탈리스트: 1) 저 팀이 좋은 인프라를 가진 환경에서 일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2) 우리는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났으니 다행이다. 역시 좋은 팀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지는 않는구나

반면 우리나라는? 벤처캐피탈협회에서 위와 같은 자료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벤처투자/회수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인수합병을 통한 회수가 2.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2%도 아니고 2.2%입니다. (금액 기준이기 때문에 비중은 더 클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이해하면 오히려 M&A 밸류가 크기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큰 규모의 인터넷/모바일 기업의 M&A가 잘 일어나지를 않습니다. NHN이 미투데이를 얼마에 인수하셨는지 아시는분? 전자공사에 따르면 22억 4천만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계 분들이 저한테 "미투데이도 겨우 22억에 인수되었는데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일이야?"라고 종종 하시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시장의 주체자들이 미국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 같습니다. M&A를 타부시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도 이유가 될 수 있고, 스타트업의 좋은 서비스는 그냥 그대로 베끼면 된다고 생각하는 IT 대기업/중견기업들도 이유가 될 것이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진정 우리나라의 벤처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펀드를 결성해주고 각종 정책 자금을 대주는 것보다 합리적인 M&A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그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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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