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벤처스에 join을 한 것이 2007년이니 벤처투자자가 된 지도 4년이 넘었고 (직장 생활은 2003년부터 했으니 9년차네요), 지금까지 투자한 리스트를 살펴보니 17개의 회사 및 프로젝트에 총 246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투자를 어느 정도 하다 보니 가끔 '나는 과연 좋은 투자자일까'라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그러다 보니 제가 트위터에 "좋은 VC란 무엇일까요?"라고 물어보고 그것을 정리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도 했엇죠) 제 자신을 돌아보는데 아직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투자자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은 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투자자가 된 처음 1-2년을 돌이켜보면 한 없이 부끄럽습니다. 전과 후로 해서 좀 말씀을 드리면,


1. 2007-2008년 

NHN전략기획실에서 인터넷/모바일/게임 분야를 폭넓게 봤고 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경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내공을 쌓았다고 생각면서 제가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을 '판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검토를 할 때 '사업계획서'에 많은 초점을 뒀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사업계획서의 내용이 fact냐 아니냐에 대해서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Market sizing을 잘못하신 것 아닌가?', '재무추정은 가정이 말이 안되는데?', '경쟁자 분석을 너무 안하신 것 아닌가? 그래서 기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해당 분야의 지식은 얼마나 되시나?' 등. 그래서 이런 지식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면 회사가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2009년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벤처투자가 Art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의 어떤 분께서 "투자는 운칠복삼이야"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도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점차 사업계획서 그 자체에 대해서는 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사업계획서 꼼꼼히 보고, 특히 market에 대해서는 유심히 봅니다. 재무추정도 간단한 산수 정도는 해봅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이 만일 market sizing을 잘 못하더라도, 재무추정을 잘 할줄 몰라도 그게 투자 불가사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고, "도대체 이 사업은 왜 하시는 것인가요?"에 관심이 많아졌고, founding member들의 story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이분들은 어떻게 모이신 분들이고, 무슨 계기로 이런 사업을 하시게 된 것일까?. 이 사업을 진지하게 믿고 계실만한 동인이 있으신가?' 등. 그리고 말을 매우 잘하는 사람보다는 묵묵히 계속 무엇인가를 보여주시는 분들을 훨씬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의 핵심은 결국 실행!실행! 또 실행!이니깐요.

사실 아직도 저는 투자자로서 평가 받기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한 건의 투자가 평가 받기 위해서는 짧아도 3년이고, 보통 5년-7년까지도 걸리는 것을 보면, 거기에다가 제가 투자한 대부분의 회사 및 프로젝트들은 2009년 이후였다는 것을 보면 뭐라고 얘기하는 것이 참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열심히는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할 예정이고요. 이렇게 계속 하면서 궁극적으로 제가 원하는 것은 2개인데,


1) 제가 투자한 회사들이 성공하는 것

2) 저한테 투자받은 회사의 경영진들께서 스스럼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소프트뱅크 및 임지훈 심사역이 없었다면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 정도로 실제 value add 해줄 수 있는 것

말은 쉬워도 이 2개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꿈은 크게 가져야 하니깐 열심히 해봐야죠! 저도 화이팅, 여러분들도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jimmyrim


미국에서 잘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Instagram의 공동창업자 2명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기업가정신에 관한 강연을 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한번 정리해봅니다.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스타트업/벤처의 상식이 틀렸다는 것을 본인들의 경험에 기반해서 얘기를 해줍니다. (영문으로 쓰는 것은 강연 슬라이드에 나오는 내용이고, 국문으로 적는 것은 제 의견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스타트업의 8가지 잘못된 상식

1. You can learn to be an Entrepreneur from a blog, a book or a talk.

(Reality)
-1 day on the job -> 1 year in the book
-Experience teaches you to make better decisions with limited data
-Do many projects early, learn from them
-The truth: You are never ready, but that’s the fun part

물론, 공부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은 다르고, 닥쳐야 하는 상황이 다르기에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겠죠. 개인적으로 하나를 제가 추가하면, "Make your hands dirtry!"라고 하고 싶습니다. 책 보고, 보고서 보고, 파워포인트 잘 만든다고 사업가가 아니죠. 실제 부딪히면서 '내공'을 키워야 합니다.

2. Startups can only be started by Computer Science students

(Reality)
-Early Twitter Team didn’t go to college, Kevin & Mike didn’t major in CS
-Sink or Swim School of Engineering – MVP
-Generalists are perfect for startups
-Find co-founders that complement you

제가 블로그에 '학벌이 과연 중요할까?' 라고 쓴 글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공학과/전산학과가 유리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Instagram의 창업자들은 CS전공이 아니죠) 얘기.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 기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가 아닐까요?

3. Finding the solution to the problems is the hardest part

(Reality)
-Finding the problem to solve is the hardest part
-It’s easy to build solutions to problems no one have
-How do you know if you’re solving the right problems?
-It’s ok to solve simple problems

개인적으로 이 부분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들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 사업 왜 하셨어요?'이고, '고객들이 실제로 이것을 원하나요?'인 것이죠. 세상에 존재하지만 아직 솔루션이 없는 니즈(needs)를 발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그 니즈만 명확하다면 솔루션은 오히려 쉽게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공감가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마라"입니다. 뭔가 복잡하고 어려워야지만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기업가분들이 계시는데 (특히나 좋은 학벌/머리 갖고 계신 분들), 사실 가장 좋은 제품/서비스는 유저가 원하는 것입니다.

4. Work for months building a robust product in secrecy, then launch to the world (a.k.a Stealth Startup)

(Reality)
-Make your product public quickly, test the hypothesis!
-Build the minimum viable product that answers, “Are we building the right thing?”
-Fail early and often, make failing as low cost as possible

굳이 스텔스 모드로 있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 뭐 제품/서비스에 따라 사실 스텔스 모드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텔스냐 아니냐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바를 빨리 만들어보고 실제 유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나 남자 위주의 공대생들만 있는 스타트업의 겨우 자기네들끼리는 훌륭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면서 6개월 동안 만들었는데 막상 오픈 한 다음에 보면 고객들은 전혀 원하지 않은 것일 수 있죠. 굳이 모든 것을 다 개발해야지만 그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다 못해 서비스 flow를 보는데 있어서는 간단한 html 코딩만 해도 되잖아요) 훨씬 시장 친화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5. Start a bidding war among VCs with a slick pitch deck

(Reality)
-Raise only when you need to get off the ground (not that much)
-Optimize for people, not valuation
-Focus on a prototype, and traction, not a fancy pitch deck

또 좋은 얘기죠. 별 생각 없이 VC로부터 투자 유치 받지 말고 필요할 때 받고, 밸류에만 집착하지 말고 해당 VC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보고, 파워포인트 잘 만들어서 PT 잘할 생각하지 말고 프로토타입이라도 만들어서 보여주고, 실제 고객들의 반응을 보여주라는 얘기. (4번과도 연계되네요)

6. Starting a company = Building a product

(Reality)
-Starting a company is 50% building a product and 50% other stuffs
-Recruiting, building, and managing a team
-Raising Capital
-Insurance, taxes, etc

Reality에 적힌 다른 것들, 특히 좋은 사람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죠. 최고의 엔지니어들로만 모여 있는 팀이 흔히 나머지를 간과하기 쉬운데, 그래서는 '좋은 기업'이 되기는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2번에 적힌 본인을 '보완'할 수 있는 팀을 만들라고 하는 것이죠

7. Successful startups come from a single great idea

(Reality)
-First idea is likely not the last one
-Your job is to explore the solution space
-Themes will follow you
-Sharing and Discussing helps!

4번과도 좀 유사한 얘기죠. 빨리 만들고, 공유하고 피드백 받고, 또 수정하고, 또 공유하고 피드백 받고, 또 수정하고. 이렇게 하면서 좋은 제품/서비스가 나오는 것이죠!

8. Great startups happen overnight

(Reality)
-Overnight successes take 5 years
-Success comes from the foundations you’ve built along the way
-Even with the right idea, you’re fighting to the next hill
-Success can seem retrospect, but in reality, it’s never that easy

정말 중요한 얘기입니다. 급작스러운 성공은 많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유저들을 확보하는데에는 시간이 항상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초반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고 아둥바둥하면 쉽게 지칩니다.


(전체 동영상은 아래. 영문 자막도 있으니 편하게 보세요!)



 

Posted by jimmyrim
지난 금요일 저녁 트위터에 제가 "좋은 VC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을 올렸는데 약 20개 정도의 답멘션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좋은 답변들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항상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팔로워님들께서 다른 형식으로 표현해주시기는 했지만 대체로 유사했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대로 괜찮았던 표현들을 사용해서 짜집기를 조금 해보면,

"좋은 VC란, 1) 기업가를 respect하고 투자하는 회사의 big fan이 되어주고 2) 투자한 회사를 파트너로 생각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필요할 때에는 엄격하게 지적도 해주고) 3) 좋은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투자자를 말한다"

물론, "나한테 투자해주는 VC가 좋은 VC다"라고 답변 주셨던 분들도 계셨는데, 그만큼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다시 한번 많이 배웠습니다. 팔로워님들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팔로워님들이 직접 적어주신 멘션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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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같이 투자한 회사를 키우는데 도움 줄 수 있는 그런 VC요!
-"기업에 대한 지원"vs"투자수익"의 균형이라는 기본을 확실히 하며 +a 인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분?
가려운곳 긁어주는 VC.^^ 갑을이 아닌, 파트너로서 필요한것 해결해주고, 더 큰 그림으로 가기 위한 방향도 설정해주고 등등.. 그럼 VC가 하지? no.no.혼자서 다 못하니, 당연히 잘하는걸 나눠서 하는것일뿐. 쏘주도 사주고.ㅎㅎ
-VC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 가운데, 진짜 사람 냄새나는 사람을 알아보는 마음을 가진 분!ㅎ^^ "성공하는 사람을 알아보는건, 그사람이 가진 재산도 아니요, 업적도 아니다. 그 사람 됨됨이다"철학자 아미엘님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투자해 주는 VC == 좋은 VC ㅠㅠ
-저희 회사한테 투자하는 vc요...
-모험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희망과 자심감을 주고 싶은 진정성을 갖는거겠죠? 그 사람이 진정한 모험가인가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거구요^^
-오늘자 조선기사에 "잡스 한명에 휘청거리는 IT 코리아"란 글을 보면서 IT관련 많은 분들의 역할이 있어 왔는데 과연 그들 모두의 집중으로 투자가 이뤄졌다해도 한국의 잡스를 만들기가 가능할까요.180도 투자받는 입장에 서보면 어떨지요
-아내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가치관 성향 눈높이가 맞아야 하는것처럼 회사와 vc가 지향하는 지향점 경영 참여정도와 서로의 능력을 인정할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가 최고라기 보다 나와 맞는 vc가 최고!!
-좋은vc란 필요할때 적절한 자금과 어드바이스를 제공하지만 때론 이거 아니다 싶을땐 충고를 해줄수 있는 엄격함을 겸비해야 겠지요 무조건 잘해준다고 일이 되진 않으니까요 좋은 vc는 또하나의 팀원일거라 생각합니다
-배틀필드에서 같이 웃고 고민하고 전투 경험을 나눠주는 VC 쯤 되겠죠^^
-이틀전에 투자대회 PT를 다녀왔는데 선정된 예비창업자 분들 중 투자사가 못 미더워 괜히 아이템을 뺏길까 우려하여 PT를 포기하시더군요. 신뢰가 역시 가장 중요한듯 하네요
-사업가분들과 파트너 관계로 관계로 지낸느 것
-좋은 VC의 출발은 Entrepreneur에 대한 respect에서 시작하지 않나 싶습니다. Bill Draper가 말했듯이 대부분의 value는 Entrepreneur가 만드는 것이고 VC는 보조적인 역할입니다.
-VC분들은 LP테의 수익률만큼(또는 더?) 벤처에게 좋은 투자자이기를 원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고 멋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그런 관점이 LP테도 높은 수익률을 주겠죠?!
-좋은 VC... 벤처기업에 몸 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좋은 VC란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Big Fan"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Big fan이 된다는 건, 격려를 하기도, 개선점에 대해서 애정어린 조언도 하는!!
-좋은 VC란 최소 2년을 기다려 준다, 시너지를 낼 만한 회사들과 관계를 만들어 준다, 마케팅 지원해준다. 나쁜 VC란 투자하는 그날 부터 수익내라고 쫀다.
-남(벤처)을 도움으로써 내(VC)가 성공한다는 철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만 이 땅에 좋은 기업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VC들도 많은 것 같아서요...



Posted by jimmyrim
최근 몇 년간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유명하신 많은 분들께서 강연, 언론기고, 블로그 등을 통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셔서 전체적인 벤처생태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바람직한 일이고 그렇게 내공이 많으신 분들이 자꾸 경험을 공유해 주시고, 멘토링을 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가끔 있는데, 그분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 2가지 때문입니다. 

(1) "한국의 벤처캐피탈은 아파트 담보나 개인 연대보증을 세우는 등 진정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2)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권장하는 문화이다. 그것이 혁신적의 원동력이다"

먼저 첫번째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언제적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요?"라고 묻고 싶습니다. 제가 2007년부터 VC업계로 전직을 해서 투자를 했왔고 많은 한국의 벤처캐피탈과 함께 일을 해왔지만, 이름 들으면 알만한 괜찮은 벤처캐피탈들은 초중기 기업 투자를 하면서 대부분 담보/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100개가 조금 넘는 벤처캐피탈이 있는데 이 중에 몇 개가 그랬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몇 개의 이례적인 사례를 갖고 한국벤처캐피탈업계를 싸잡아서 "너네는 사채업자야"라고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만일, 미팅을 진행하시는데 벤처캐피탈에서 담보/연대보증을 요구하면 그냥 그 벤처캐피탈과 얘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는 벤처캐피탈이 제가 아는 것만 해도 수십 개 있습니다. 




두번째는 첫번째와 달리 흑/백이 명확하지 않긴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 않나입니다. 업무상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말씀을 가끔 나누는데 (이번에 실리콘밸리 VC컨퍼런스 가서도 그랬고) "우리는 실패를 권장한다"라고 말씀하시는 VC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오히려 "실패한 경력을 갖고 있는 모르는 사람이 투자를 받으러 오면 투자하지 않는다. 단, 다른 VC가 확실히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고 믿을만하다고 하면 그때 고려한다" 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기업가(소위 말하는 serial entrepreneur)가 다시 창업을 한다고 하면 VC들이 줄을 서서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업가가 누구한테 투자를 받을지 VC를 고르게 되는 상황도 생기게 되죠. 그만큼,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VC들이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물론, 컨퍼런스나 기고문 등을 통해서 실리콘밸리의 VC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많은 시도들이 실리콘밸리 혁신의 원천이다" 라고 하는 것은 저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공개적인 자리가 아닌, VC끼리만 있는 자리에서 얘기를 할 때에는 "나는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성공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하는 것도 종종 들었습니다.  

결론은 이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1) "실리콘밸리도 당연히 성공한 경험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스티브잡스가 경영성과 없이 저런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면 '사기꾼'이라고 불리었겠죠)
(2) "하지만, 실리콘밸리에는 VC도 많고 VC-기업가간 관계가 매우 긴밀하기 때문에 실패한 기업가일지라도 '최선을 다한 honest failure'였을 경우에는 그것을 인정해주는 VC들은 다시 투자해준다."

2번에 대해서 부연을 하면, 실리콘밸리의 VC들은 기업가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어떤 VC는 자기는 투자한 회사의 CEO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20-30분씩 통화를 하면서 그날에 있었던 주요 일들을 논의를 한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그 기업이 성공 여부를 떠나서 얼만큼 열심히 했고, 말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얼만큼 실행을 했는지를 더 잘 알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좋은 team이었고, 열심히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시장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실패를 한 경우가 발생할 때에 VC는 다시 그 team에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실리콘밸리에서의 VC가 선호하는 기업가는 다음과 같지 않나 싶습니다.

성공한 경험 갖고 있는 기업가>VC가 오랫동안 지켜봐서 역량과 실행력을 인정할 수 있는 소수의 실패한 기업가>처음 청업하는 열정 넘치는 기업가>>> (넘사벽)>>> 잘 모르는 실패한 기업가

마지막으로 한국의 스타트업께 조언을 드리면, 투자를 유치할 때도, 투자를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VC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다음 단계로 가는데 있어서 유리합니다. 아무런 과정을 못 본 상황에서는 당연히 결과만을 놓고 판단할 수 밖에 없지만, VC도 사람이기에 너무나도 열심히 한 과정을 보게 된다면 마음이 움직이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또 너무 중요한 것 하나는, "Always under promise and over deliver" 하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over promise하고 under deliver하죠. 그러면 실망을 하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감동을 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ps. 실리콘밸리 vs 한국 주제로 몇 개의 글을 써볼까 합니다 :)


Posted by jimmyrim
한국에 벤처캐피탈(이하 VC)은 약 100여개가 있는데 (벤처캐피탈협회 참조) 대부분의 기업가분들은 어떤 VC에게 투자를 받아야 할지, 어떤 '기준'들로 고민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통 그냥 어쩌다가 논의를 시작한 VC와 진행을 하게 되고 투자를 유치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실, 어떤 VC가 더 좋다고 '객관적'으로 얘기하기가 참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무슨 VC ranking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좋은 VC'로 정의를 할지도 참 어렵습니다. 총 펀드의 규모 혹은 매년 투자하는 금액이 많으면? 과거 조합의 수익률이 좋으면? 투자인력들의 profile이 좋으면? 브랜드가 좋으면? Value add를 많이 해주면? 등 기준도 참 애매모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가분들은 어떤 VC에게 투자를 받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인에게는 '최고'의 VC를 선택해야겠죠. 그래서 고려해볼 수 있는 사항들을 좀 적어볼까 합니다.

1. 믿을만한 VC인가? 업력이 길고 브랜드는 좋은가?

많은 기업가분들이 투자를 유치하면서 걱정하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혹시 이 VC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가 그것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이 VC가 내 기업정보를 다른 곳에 공유하지는 않을까?', '이 VC가 계약서에 무슨 독소조항을 숨기지는 않았을까?', '이 VC가 나중에 회사 안 좋아지면 돌변하지 않을까?' 등이 될 수 있겠죠.

당연히 걱정할만한 부분이고 확인을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VC의 업력이 충분히 긴지,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업력과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업력이 길고 브랜드가 좋은 VC들은 대부분 앞으로 이 일을 수십년간 계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으면 '잃을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이익' 때문에 소위 말하는 '나쁜짓'을 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에 투자를 한 다음에 회사가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채업자처럼 행동해서 투자금 10억-20억을 회수해왔다고 하면, 분명 그 VC에 대한 소문이 벤처업계에 퍼질 것이고 그러면 그 VC는 앞으로 투자를 하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일 VC이시고 앞으로 쭉 투자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그냥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하시지 않겠어요? 뭐, 회사의 정보를 경쟁사에 유출시키는 그런 점들도 마찬가지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VC에게 이런 일을 당하셨으면 가만히 계시지는 않겠죠? 그러면 업계에는 금방 소문이 퍼지게 되죠)

그리고 좋은 reputation을 갖고 있는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에는 그 유치 사실만으로도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signaling 효과가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어디 가서 사업을 할 때, '아 A사로부터 투자 받았으면 일단 어느 정도는 검증된 회사구나'라는 생각을 상대방이 갖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꼭 돈 때문이 아니라 (심지어는 돈이 필요 없어도) signaling 효과 때문에 좋은 명성을 갖고 있는 VC에게 투자를 받으려고 하곤 합니다.

2.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VC는 무엇인가?

저는 항상 기업가분들께 'VC가 무슨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시나요?'류의 질문을 드립니다. 이것은 기업가분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돈은 다 똑같은 돈이고 나는 돈만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투자 받으면 앞으로 투자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누구든지 상관 없이 valuation을 높게 인정해주는 VC에게 투자를 받고 계약서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하지만, VC money가 조금은 더 smart money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여기에서의 smart money는 결국 제가 과거에 'VC가 하는 일' 이라는 포스팅에서 쓴 post management 섹션의 많은 일들이 되겠죠) 어떤 VC가 가장 자기를 잘 도와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향후에 추가적으로 자금이 또 필요할 때 '믿고 밀어줄 수 있는' 그런 VC인지도 고민해봐야겠죠.

그래서 거꾸로 기업가분들도 VC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래와 같은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1) 해당 VC의 홈페이지는 충분히 보고 미팅을 가져라

첫 미팅을 진행하는데 기업가 분께서 제게 "그런데 소프트뱅크는 혹시 온라인게임에 투자하시나요?"라고 하신다면 사실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에 보면 저희가 과거에 투자한 회사들의 정보가 있고 거기에 보면 저희가 다수의 게임 회사를 투자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텐데 어떻게 보면 가장 기초적인 '숙제'도 안하고 오신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깐요.

투자를 유치하시면서 그 VC는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종류의 회사들이 실제로 투자를 받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우리 회사를 검토하는 투자인력은 원래 뭐하던 사람인지 궁금하시지 않나요?

홈페이지에 보면 회사의 연혁부터 시작해서, 투자 인력에 대한 상세 소개, 투자한 회사들 리스트 혹은 로고가 다 있기 마련입니다 (가끔은 udpate가 좀 늦은 경우도 있지만) 보고 '감'은 잡고 와주세요!

(2) 기업가 입장에서 VC를 평가해라

벤처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회사의 지분을 제공하는 일이고, 짧으면 1-2년 길면 10년까지도 partnership을 갖고 함께 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혼이 전제된 결혼'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수치화될 수 있는 조건(예를 들어 valuation)만 보고 평가하는 것이 맞을까요?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기업가분께서 어떤 VC와 첫 미팅을 했다고 칩시다. 그래서 1시간 정도 미팅을 했고, VC는 뭐 별다른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에 계약 내용들이 적혀 있는 term sheet을 이메일로 보내주면서 바로 투자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칩시다. (사전에 그 VC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 가정하에) 마음이 편하신가요? 물론, 내 기업이 너무 뛰어나서 1시간만에 완전 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너무 교감이 적지 않나요? 뭐 VC입장에서는 1시간동안 얘기를 들었으니깐 그렇다치고 기업가 입장에서는 VC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물론, 투자하고 싶다고 빨리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고 종종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VC가 안 좋은 VC라고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저도 첫 미팅 때 어느 정도 마음이 결정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VC가 그렇게 나왔을 때 무조건 '덥썩 좋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홈페이지를 보라고 얘기한 것처럼, 그 VC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보고, 미팅 중에도 투자자에 대해서 어떤 느낌인지 평가하고 거꾸로 궁금한 사항들은 질문하고, 또 가능하다면 그 VC로부터 투자 받은 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실제 그 VC가 투자 이후에는 어떤식으로 일하는지 얘기도 들어보고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결론은 투자 유치과정은 one-way 검증이 아니라 VC는 기업을, 기업은 VC를 검증하는 two-way process라는 것입니다. 모두들 숙제 열심히 해주세요! :)






Posted by jimmyrim
오늘은 조금 재미있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체감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1년 사이에 창업을 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고,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도 예전보다 많은 회사들을 검토하고 있는데(사실, 일부 분야에서는 80% 정도 유사한 사업계획서들을 보기도 합니다), 창업멤버들을 살펴보면, nhn/다음 등의 포털이나, 넥슨/엔씨 등의 게임회사나 삼성전자 등 전통적인 IT기업을 다니던 젊은 분들이 대기업 생활에 보람을 느끼시지 못하고 뛰쳐 나와서 창업을 한 케이스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창업도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습니다. 얼마전 만난 카이스트 후배 겸 창업가에게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창업 열기가 꽤 있다고 하네요. 제가 있을 때만 하더라도 모두들 다 삼성전자에 취직하곤 했었는데 말이죠.

이런 창업 열기를 굳이 숫자로 표현하면 '벤처기업 수'로도 볼 수 있을텐데 (물론, 정확히 매칭되지는 않습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벤처기업 수는 벤처인증을 받아야지만 count가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지만 그래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겠죠) 2001년 IT버블이 터지기 직전 벤처기업수가 1만4천개였고, 2003년 7천개까지 줄었던 벤처기업 수가 2006년 1만개를 돌파했고, 최근 2년 사이에 거의 1만개가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2001년 IT버블 때보다 거의 2배나 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난 것이죠.


그나저나 글을 처음 쓰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말씀드린다는 것은 위의 내용은 아니었고요, 이러한 열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현상이 벤처캐피탈리스트였던, 즉 투자심사를 하던 VC의 투자심사역이 창업을 하는 사례들이 눈에 띄고 있다는 것입니다.

S모 VC에 계셨던 투자심사역은 소셜게임을, 또 다른 S모 VC에 계셨던 투자 심사역도 소셜게임을, K모 VC에 계셨던 투자 심사역은 모바일커머스를, C모 VC에 계셨던 투자 심사역도 창업을 하셨습니다. (이것은 제가 아는 case만 그런 것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작년부터 투자 심사역들끼리 만나서 얘기를 할 때 종종 (1) 진짜 지금 사업하기 괜찮은 시점인 것 같다. 모바일을 비롯해서 기존의 체계가 많이 흔들리고 있고, 사업을 하는데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2) 요즘의 스타트업들의 valaution이 꽤 높은 편인데, 나도 창업을 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류의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나가서 창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업계획서를 수 없이 보고, 실제 투자를 해서 사업 실패하는 것도 수 없이 많이 본 나름대로 보수적인 투자심사역들이 뛰쳐나가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하나의 큰 사건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시장이 눈에 보이는 것 같고, 기술로 승부로 거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로 승부를 거는 것이고 판단하면 그렇게 나갈 수도 있겠다고 조금 수긍이 되기도 하고요.

어찌되었던, VC출신의 창업가들이 어떻게 해 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경제학자가 주식을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이라는 일반론이 있는데 벤처의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몇년 후에 후배 심사역에게, '야야, 심사역들이 나와서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버블이야'라고 말하게 될지, 아니면 최근의 창업열기는 2000년도 초의 버블때와 달리 '실체'가 있기에 다른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아무튼, 어려운 결정을 내리신 투자심사역 출신의 창업가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ps.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국은 버블이라고 보기에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뜨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부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히 많은 유사회사들이 생겨나고 있고(위에서 언급한 사업계획이 80% 이상 유사한), 일부 분야에서의 기업가치가 좀 높은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분야의 경우는 소수의 top회사들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기업가분들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jimmyrim
사실 별 다른 '왕도'는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VC는 모든 이메일에 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본인의 일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메일에 하루만에 답을 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처럼 유명하지 않은 사람도 하루에 메일을 50~100개까지 받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다 새로운 분으로부터의 이메일도 아니고, 또 사업계획서도 아니긴 합니다) 그리고 하필 이메일을 받은 때가 바쁠 때라면, 하루에 미팅이 4-5개 정도가 있을 것이고, 또 당시에 적극적으로 투자 검토를 하고 있는 회사의 due diligence도 하고, 투심보고서도 작성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이메일들은 보고 '나중에 이메일 답해드려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넘어가는데 까먹고 나중에 '벌써 2주나 지났네' 라고 깨달을 때도 가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최소한 저의 경우에는) 이메일을 보내셨는데 답을 받지 못하셨을 때에는 혼자서 '아 내 사업은 별로인가보다' 혹은 '임지훈 참 건방지네'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저번에 보내셨던 이메일을 하단에 붙이고 다시 이메일을 보내면서 "몇월몇일에 아래와 같이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으셔서 다시 한번 보냅니다" 정도로 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보통 제가 다시 신경을 더 써서 짧게라도 답 메일을 드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양해부탁 드리는 것은 간단하게 답을 드릴 수는 있지만 이메일에서 '요청'해주시는 것을 다 '들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하기 힘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외로 이런 메일을 많이 받습니다)

"일단 만나뵙고 사업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시간 내주십시오."

저도 되도록이면 만나뵙고 싶지만, 저희 회사 원칙은 (아마 많은 VC들의 원칙은) 우선 사업계획서를 간단하게 리뷰해서 투자 방향과 일치하는지를 보고 나서 미팅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미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메일로나마 간단하게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좀 평가해주시고, 어디가 부족한지, 그리고 어떻게 작성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요청을 주시는 지는 100% 이해가 갑니다만, 사업계획서 컨설팅이 제가 하는 직업이 아니기에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저도 회사의 월급을 받고 다니는 투자자이기에, 벤처캐피털이 해야 하는 수 많은 일들 (펀드 조성하기, 신규 회사 검토 및 투자하기, 투자 이후 이사회 참석하기, 투자한 회사들에게 도움 되는 회사들 미팅 시켜주기 등)이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업계획서 작성을 대신 해드리거나 작성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와 미팅을 잡아주십시오" 혹은 "이 사업계획서를 손정의 회장님께 전달해주시고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주십시오"

투자 유치가 아닌 일본 본사와 연계된 아이디어들도 저희가 검토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조건적으로 미팅을 잡을 수는 없는 것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의외로 종종 부탁하시는 일인데 손정의 회장님과 미팅을 잡아달라고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통 저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 중에서 본사와 관계가 있거나,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 저희가 미팅을 진행하곤 합니다.

조금이나마 제가 생각하는 바와 제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음을 전달해드리고 싶어서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그래도 저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합니다 :)







 
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