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에게 조언을 해 주는 것은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정답'이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스타트업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딱 한가지만' 조언을 해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최고/최적의 팀 (right team)을 꾸리는데 최선을 다 해라"라고 얘기해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중요하다, 팀이 중요하다는 말은 정말로 많이 들으셨을텐데 굳이 왜 또 이 얘기냐고요? (저희 홈페이지에는 대놓고 투자 기준의 첫번째도 Team, 두번째도 Team, 세번째도 Team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만큼, 팀은 정말로 대체 불가능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예외는 있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어떤 사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급하게 결성된 팀을 아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또 어떤 컨퍼런스나 행사에서 만나서 "너 개발 좀 해?" "너 기획 좀 해?" 라고 해서 만들어진 팀도 썩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은 분명히 예상한 것처럼 쉽게 잘 되지 않을 것인데, 급조된 팀은 이런 과정에서 분열되는 것을 수 없이 봤기 때문입니다. 


우선 스타트업을 하는 '동기'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어려울 때 흔들리게 됩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나서 M&A를 통해 빠르게 돈을 벌고자 했던 사람과, 해당 문제를 푸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사람과 함께 스타트업을 하다가 좀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 그런 와중에 대기업에서 좋은 오퍼가 들어온다? (보통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은 인재들이시기에 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어렵지 않잖아요) 이럴 때 팀이 쉽게 흔들리고, 깨지고 합니다. 그러면 처음에 '동기'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요? 속마음은 빨리 돈 버는 것인데 그것을 앞에다가 대놓고 '난 돈 때문에 스타트업을 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말'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판단을 해야지. 


그리고 '동기' 이외에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신뢰'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 실력을 100% 신뢰할 수 없기에 무엇이 안될 때마다 겉으로는 쿨한 척해도 집에 가서 혼자 침대에 누워서 '아니 기획은 기가 막히게 나왔고 내 주변 사람들도 엄청 좋다고 하는데 개발이 왜 이렇게 안 따라주지?', 혹은 '나는 특A급 개발자라고 항상 인정 받았는데 우리 기획/마케팅 하는 친구들 너무 아마추어 아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의사 결정을 할 때마다 '의심'을 하게 되고 쓸데 없는 에너지 낭비가 되고. 그에 반해 긴 시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사람들은  (예를 들어 학교 때부터 같이 개발을 해온 사람이나, 직장에서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몇 번의 실수가 있더라도 '저 사람은 내가 3년~5년을 지켜봤지만, 길게 봤을 때 답을 찾아나가는 사람이었어'라는 생각하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죠. 각자가 실력이 있으니깐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수 없이 많은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때 '실력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조금은 더 늦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고/최적의 팀을 찾아서 출발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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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제가 스타트업 기업을 처음 만날 때 큰 틀로는 1) 좋은 팀인가 2) 시장은 충분히 크고 성장하는가 3) 해당 시장에서 좋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봅니다. 물론 이 큰 틀을 계속 둔 채로 검토를 하는데, 이 외에도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2개가 있는데, 그것이 뭐냐면...

(1) 제가 내일 20억을 드리면, 내일부터 당장 무엇을 하실 것인가요?

의외로 이 질문에 대답을 못하시는 경영진이 많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대답을 하시더라도 보통, 장비 투자에 5억, 인력 채용에 5억, 운영비 10억입니다 수준으로 대답하시죠) 투자를 받기로는 결정을 했고, 어렴풋이 10억/20억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 것 같아서 얘기는 해놨지만, 구체적으로 돈이 있으면 어떻게 사용할 지를 고민을 많이 못하신 거죠.

이럴 경우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깊게 생각을 안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어떻게 보면 '실행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계획은 시장 환경에 맞춰 변경될 것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왜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일 것인지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만, 투자를 하는 VC 입장에서 '내가 투자하는 돈이 제대로 쓰이는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죠. 투자를 막상 했는데, 그 돈을 6개월동안 통장에 두고 쓰지도 않는다면, VC는 '내가 왜 투자를 했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돈이 있으면 사람 뽑으실 것이라고 했는데, 누구 뽑으실 것인가요? 구체적으로?

모든 기업들이 투자를 받으면 좋은 사람을 뽑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분야는 채용해서 보완할 것입니다' 류의 말씀은 항상 듣는 것이죠. 그런데, 많은 경우, 정말로 많은 경우에는 돈이 있다고 그렇게 쉽게 사람이 뽑히지 않습니다. 물론, 채용사이트나 헤드헌터를 통해서 사람을 뽑는 것은 금방 되지만, 정말 벤처정신을 갖고 있는, 열정을 갖고 있는, 그리고 주어진 일을 정말로 실행해서 끝을 보는, 그런 사람을 뽑는 것은 정말로 어렵습니다. 보통 그런 분들은 헤드헌터를 통해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의 경영진의 비전/꿈을 보고 옮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투자를 받으면 그 돈으로 사람을 뽑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조금은 순진한 생각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영진은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투자유치도 준비하면서, 그러면서도 진작부터 본인의 꿈과 포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사귀어놨어야 합니다. 참 어렵죠? 그래도,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이 모든것이니깐.


ps. 제목과는 달리 2가지에 대해서 썼는데, 사실 (2)의 사람 얘기가 더 중요하고,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인지라 그냥 제목은 남겨두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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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