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리더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일단 똑똑해야 한다, 실행력이 강해야 한다, 리더십이 뛰어나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등등. 다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자질이 위에 빠져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스타트업 대표이사는 '멘탈 갑'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tenacity를 갖고 험난한 여정을 헤처나가고 버틸 수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힘들다'라는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내기 매우 힘들기에 (심지어는 공동 창업자들에게도 얘기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주제가 잘 다뤄지지 않는데... 많은 대표들과 얘기해보면 사실 심리적으로 멘탈이 흔들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하나 하나 사건들이 아니라, 그간의 누적된 어려움들로 인해 '나 계속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는 것이죠.


보통, 언론이나 업계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스토리가 멋지게 포장됩니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스타트업은 '멋지고', '쿨'한 것이라고 인식되기도 합니다. 쿨한 인생 살아보려고 스타트업을 한다는 창업가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쿨한가요?


아래는 스타트업이라면 아마 겪게 될 일들입니다.


공동창업자끼리 대판 싸운다? 심지어는 그 중 하나가 뛰쳐 나간다? (도원결의까지 한 우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당연히 성사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업제휴 건, 투자 건 등등 계약이 뿌러진다

-잘될 것이라고 믿었던 서비스/제품이 계속 반응이 없다. 주변에서 '이미 실패한 것 아니냐?'라고 묻기도 하고, 묻진 않더라도 의심하는 눈초리다. 그런데 정작 나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나도 이 사업이 되는 사업인지 안되는 사업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스타트업 구성원 내부 갈등이 크게 생긴다. 나는 둘 다 필요한데, 둘이 "난 저 친구랑 일할 수 없어. 쟤를 선택하던지 나를 선택하던지 해"라고 하고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초반에 잘 해주었던 팀 멤버가,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더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계속 부족함을 드러낸다. 그런데 회사는 너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 경험/역량 있는 사람을 위로 뽑을 것이냐. 그러면 이 친구는 충격 받지 않을까? 그리고 나간다고 하지 않을까? 그럼 보내야 하나?

-지분 이슈로 구성원간 갈등이 생긴다.

-많은 고민을 나누던 지인(혹은 대기업)이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누구보다 믿던 직원, 파트너/제휴사, 지인에게 배신을 당한다 등등등


이런 드라마틱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스타트업입니다. 정말 답 안 나오는 일들이죠.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는 이런 일들을 처음 겪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쉽게 '멘붕'이 되곤 하죠. 그래도 버텨야 합니다. 대표가 버티지 못하면 조직 전체가 무너질테니... 그래서 '멘탈 갑'이 되어야 합니다.


근데 '멘탈 갑이 되야지'한다고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대표는 원래 힘들고 외로운 자리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 '내가 못나서 나만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원래 이 여정은 힘든 것이고, 나 뿐 아니라 나보다 경험 훨씬 많은 한가닥하는 대표들도 다 똑같이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기를 권합니다. 속 깊은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멘붕이 올 때마다 더 잘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도 스타트업 대표이사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만 진짜 공감해줄 수 있으니깐. (케이큐브는 매월 대표들이 모이는 CEO Day를 하는데, 다들 이 모임이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새벽까지 술 마시면서 서로 고민을 얘기하시고...)


마지막으로 현재 힘들어하시는 것들이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한 말씀 드립니다. 가끔은 아래와 같은 마음을 가지시는 것은 어떠실지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면, 또 좋은 일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신고
Posted by jimmyrim

어제 일본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에 갔다가 반가운 분을 뵙게 되었습니다. "저 기억하시겠어요?" 라고 인사를 하시는데, 2007년-2008년에 제가 전 직장에서 투자 검토를 했던 대표님이셨습니다. 제가 "살아계셨네요! 반가워요"라고 했고, 이후 30분 넘게 한참 동안 말씀을 나눴답니다. 그날 컨퍼런스에서 만난 분 중에서 가장 길게...


긴 시간 동안 스타트업을 하신 것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 분의 스타트업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 받으셨었고, 직원이 수십명까지 늘었었고, 업계에서도 종종 회자되셨고... 그러다가 예상한것보다 성장이 더뎌서 현금이 말랐고, 5명을 남기고 모두 내보내야 하는 아픈 경험도 하셨고, 본인 포함해서 직원들이 모두 월급을 못 가져가는 기간도 있었고... 그래도 아직 살아계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보여주셨는데 잠깐 봤음에도 훨씬 직관적이고 좋아진 것 같더라고요. 8년간 쏟아부은 노력이 분명히 '자산'이 된 것을 볼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유저에 대한 이해도도 당연히 높아지셨고. 아니나 다를까 의미 있는 사업개발 건들이 완료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완전 응원합니다!)


Tenacity!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스타트업 리더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어야 한 단어가 있다면 전 tenacity라고 생각합니다.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tenacity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not easily pulled apart

-persistent in maintaining, adhering to, or seeking something valued or desired

-continuing for a long time

-very determined to do something


뭐 쉽게 얘기하면 '끝까지 버틴다' 머 이런 거죠. 전 이 단어를 우리가 흔히 쓰는 '열정'보다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열정이 식었다'라는 얘기를 듣는 것은 자주 있는데, 그만큼 실제로 그런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 반면, tenacity는 단어 뜻 자체가 '있다', '없다'를 말할 수는 있지만 'tenacity가 있다가 없어졌다'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enacity가 있고 없고가 결국 스타트업이 해당 문제를 푸는데 얼만큼 진정성이 있고, 사명감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고요. 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력이 출중한 팀이, 한 영역에서 오랜기간 동안  tenacity를 갖고 최선을 다 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믿습니다. (물론,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시장이 아니라면) 


춥고 배고픈 스타트업이지만, 다들 tenacity를 갖고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 :)






신고
Posted by jimmyrim



저번에 많은 스타트업 대표이사들이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착한 리더'가 되려고 노력했던 것이라고 했는데요,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것으로 '칭찬'을 많이 한 것을 후회하는 리더들도 많습니다.


'뭥미? 칭찬을 한 것을 후회한다고?'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칭찬도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독'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1. 칭찬을 자주 하다 보면, 칭찬의 효과가 줄어듭니다. 부하직원들이 다 압니다. '저 분의 칭찬은 그냥 하는 얘기야'. 그러다 정말로 필요하고 칭찬하고 축해해주고 싶을 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2. 살짝 더 나아가서, 부하직원 스스로가 그렇게 일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칭찬을 받으면, '뭐지? 나 잘하지도 않았는데 잘했다고 왜 하지? 나한테 기대하는 것이 이것밖에 없나? 이 회사는 이 정도 퀄러티를 요구하나?'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인데, (2번과 달리) 부하가 정말로 칭찬이라고 이해를 하고, 상사는 사실 칭찬이 아니었다면, 여기서부터 '기대수준 괴리(expectation gap)'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나중에 훨씬 더 큰 부작용이 생기게 됩니다. 


많은 리더들이 부하들을 '동기부여' 시켜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칭찬'을 남발하게 되고요. '속마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인데 그냥 의례적으로 "잘 했어"라고 하는. 심지어는 "XX님 최고예요"라고 하는. 그리고 다음번에 또 결과물을 봤을 때 속으로 '아 이 친구 왜 이렇게 실력이 없지? 왜 이렇게 안 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다시 "잘 했어"라고 하게 되죠.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믿으면서... 근데 이 책을 막상 읽어보면 무조건적으로 칭찬하라고 적혀 있진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입니다. 상사의 기대 수준에, 회사의 기대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지 못했다를 명확히 얘기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도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도달하면 좋을지를 같이 논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하는 것이 좋은 상사입니다. 그냥 칭찬을 하는 것이 좋은 상사가 아니라. 


특히 직원을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별 생각 없이 해온 칭찬들이 '덫'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사가 보기에는 분명히 일을 못해서 낮은 고과를 주거나, 심지어는 직급 강등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계속 칭찬을 했고, 일을 잘 못했을 때에 조차 "XX님, 힘내요. XX님 원래 잘 하잖아요"라는 수준으로만 대화를 했다면 상사와 부하 사이에는 엄청난 갭(gap)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상사가 좋지 않은 평가를 주면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상사는 순식간에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이중적인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언젠가부터 '잘했어요' 라는 말을 잘 안 하고 있습니다. 정말 잘 했을 때에만 잘했다고 하죠. 가끔 '고생했어요' 혹은, '수고했어요' 수준으로. 또 많은 경우는 그냥 '오케이' 수준으로 답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정도 수준으로 만족하면 안된다. 아직 갈 길이 멀다'라는 얘기를 더 자주 하고요. 


스타트업 월드에 계신 리더분들, 칭찬을 하면서 속으로 끙끙 앓지 말기 바랍니다. 스타트업은 지독할 정도로 솔직하게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서로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하는 환경이랍니다. 






신고
Posted by jimmyrim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이사들은 창업을 하고 나면 '착한 리더'가 되려고 마음을 먹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했던 리더들이 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심리가 더 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저를 포함해서) 케이큐브 패밀리 대표이사들, 스타트업 월드의 대표들을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착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착하냐 안 착하냐는 생존이 걸려 있는 스타트업 월드에선 중요한 프레임이 아니라는 것이죠. 


리더는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입니다. 회사가 가장 잘될 수 있게 회사 구성원들과 머리와 손발을 맞대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 결정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쉬운 결정일 수도 있겠지만, 회사가 잘 되기 위해서 최선의, 경우에 따라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위에 그림에 나와 있는 리더로서 갖춰야 하는 수 많은 요소들은 다 좋은 얘기고, 수 많은 책들과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얘기고, 저는 오늘 리더분들께 다른 관점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해준 말씀 3개를 소개해드리려고요. 


"지훈아, 부하직원들을 배려하는 것과, 눈치를 보는 것은 달러. 배려는 해야 하지만, 눈치를 보면 안돼. 눈치를 보다 보면 끝도 없어. 맞다고 믿는 것이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해야지."


많은 리더들이 부하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내가 이렇게 얘기하거나 행하면 저 친구는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회사'를 중심에 놓고 무엇이 가장 좋은 길인지만 생각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죠.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다른 분의 말씀도 비슷했습니다. 


"난 리더는 자신이 믿는대로 치고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접했을 것이고, 누구보다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거잖아. 단,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어. 리더가 사심이나 모럴헤저드(moral hazard)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인터넷 대기업에서 벤처1세대 창업자를 가까운 곳에서 모셨던 고위 임원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처음 들었을 때에는 '막연한 충성심인가?'라고 생각할 정도였답니다. 하지만, 지속된 대화에서 그 분이 창업주를 가장 가까이서 모시면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답니다. 


"전, 창업자들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은 놀아도 머리 속에선 항상 일 생각이 함께 돌아가요. 그래서 전 그 분들은 존경하고, 그 분들이 내린 최종 결정은 무조건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만든 회사에 대해 그 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셨잖아요."


스타트업 월드에 계신 리더분들, 자신이 믿는 바를 더 자신있게 실현해나가시길...








신고
Posted by jimmyrim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처럼 많이 회자되는 주제도 없는 것 같습니다. 리더를 다룬 수 많은 서적들과 기사들. 저마다 좋은 리더는 이러저래해야 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리더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지 않고 그 사람에 맞게 대해야 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줘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배워서 성장하면서 솔선수범해야 하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본질을 다룬 얘기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리더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 입니다.


이렇게 적으면 책이나 기사가 잘 안 팔리겠죠? 그런데, 정말로 이것이 본질인 것 같습니다. 좋은 리더십에서 얘기하는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데 혹은 삼촌처럼 마음씨 좋은 리더인데 계속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해서 회사가 궁지에 몰리면 과연 좋은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과연 구성원들이 그 리더를 존경하고 따를 수 있을까요? 매번 맞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우리 리더가 내리는 결정은 맞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최소한 이 중에서는 우리 리더가 가장 옳은 결정을 내릴 것 같다'라고 구성원들이 생각해야지만 진정 따를 수가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하는 얘기가 있는데, 리더는 자리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You should earn your own respect)


그런데, 사실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이슈를 갖고 토론을 하고 반대의견을 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솔직히 후달릴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들은 너무 많습니다. 매일매일.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은 의사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서 어떤 것을 제품화할까?

-이쯤에서 출시를 할까? 아니면 더 만들고 출시를 할까?

-이 기능을 넣어야 하나? 기능들을 더 넣어야 할까 덜어내야 할까?

-수 많은 '개선 필요사항' 중에서 어떤 것부터 해야 하나?

-개발을 강화해야 하나? 마케팅을 강화해야 하나?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하나? 아직 임계치에 도달못했을 뿐, 더 가야 하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하나? 아직은 아닌가? 쓴다면 어디에 얼마를 써야 하나?

-이 사람을 채용해야 하나? 이 사람을 승진시켜야 하나? 이 사람을 내보내야 하나?

-경쟁을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본질에만 집중할 것인가?

-제휴를 하자고 하는데 제휴를 해야 하나? 독립적으로 가야 하나?

-미래 경쟁력을 위해 R&D에 자원을 더 투입해야 하는가? 아니면 당장 필요한 것 우선해야 하나?

-차기 제품/서비스 팀을 꾸려야 하나 아니면 현재 하나에만 올인해야 하나?

-투자는 받아야 하나? 받는다면 어디한테 받아야 하나?

-해외 진출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나? 아니면 국내 서비스 안정화 이후에 고민해야 하나?


굵직굵직한 것만 적어도 위와 같이 많습니다. 여기 적힌 것 말고도 매일 매일이 의사결정의 연속이죠.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이사는 이러한 의사결정을 '상대적으로 잘 내리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발자가 대표가 되야 한다던지, 기획자가 대표를 해야 한다던지는 지엽적인 문제이고,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리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른 창업자들, 동료들로부터 respect를 스스로 얻어야 하는 것이고요. 


흔히 우리는 '역량'적인 것들에 대해서 많이 얘기합니다. 저 사람은 커뮤니케이션을 잘해, 저 사람은 영어를 잘해, 저 사람은 기획을 잘해, 개발을 잘해. 한번 관점을 바꿔서 '나는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인가?'를 돌이켜보면 어떨까요? . 








신고
Posted by jimmyrim



사회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그리고 대체로 똑똑한 친구들 중에는 비즈니스가 스마트함을 기반으로 한 논리의 싸움이라고 믿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 분석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가 맞다, 네가 틀리다 논의를 하고, 그러다가 정작 '일'이라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놓치기도 하고요. 단언컨데, 논리와 스마트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만 가지고서는 좋은 리더, 경영자가 되긴 힘들 것입니다. (논리와 스마트함은 기본 중에 기본일지도)


돌이켜보면 저 역시 사회생활 초반에는 똑같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똑똑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논리 싸움에서는 누구한테도 지기 싫어했었습니다. 그런데 NHN에서 일할 당시 상사 분께서 어느 날 제게 피드백을 주셨는데 정말 뒤통수를 맞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분 역시 엘리트였고 아주 논리적이고 스마트한 분이었습니다)


"지미 , 지미는 아마 스마트함과 논리는 전국에서 1%, 아니 0.1% 안에 들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갈고 닦기 보단, 다른 영역을 보완하는 것이 어떨까요? 


제가 볼 땐, 지미가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논리력과 스마트함이 부족해서 역경을 겪는 일은 없을 것 같애요. 그런데 결국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인데, 그 부분은 개선할 부분들이 있어 보여요." 


나름 제게는 충격적인 피드백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100%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3대 전략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BCG, 베인 중에 한 곳은 꼭 가고 싶었고, 결국 BCG를 가게 되었죠. 제 딴에는 논리력을 더 키우고 싶었고, 어떤 사업현황을 보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들이 있는지를 한번에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전략컨설팅은 제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BCG는 1년만에 나오게 됩니다만...)


그런데 그 상사의 말씀을 다시 제대로 깨닫게 된 것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일을 하면서였습니다. 전 직장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이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스마트하신 임원께서 협상을 하시는 와중에, 제가 볼 땐 충분히 논리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갑자기 "우리 그냥 좀 갑시다. 사장님도 하고 싶으시고 저희도 정말로 하고 싶어하시는 것 아시잖아요. 더 큰 그림 같이 그립시다. 이런 소모적인 협상 저도 힘드네요"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음 속으로 '아니 이런 중요한 협상에서 이렇게 unprofessional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반대편에 앉아 계시던 사장님께서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입니다" 라고 하면서 모든 것이 착착 잘 끝났습니다.


또 (당시에 수석 심사역이셨던) 다른 선배 한 분께서 대기업과 일할 때 대기업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상대방이 그 조직에서 할 말이 있게, 명분을 만들어주면서까지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정말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다소 무능해 보이는 담당자가 답답하기만 하고, '저 친구는 왜 저기에 앉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 선배는 '일이 되게끔'하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자에게 '무능한 너는 왜 거기에 있냐'라는 자세로 일을 진행했으면 그 담당자의 감정이 당연히 상했을 것이고, '될 일도 안 되는' 상황으로 갔겠죠)


VC로 7년을 일하면서 사람을 동기 부여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람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일 수 있는지 수 많은 케이스들을 보면서 점점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전 논리와 스마트함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중요하니깐 접대만 하면서 어떻게 환심을 사라고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성과를 내고 좋은 리더가 되려면 '사람의 동인'까지를 이해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불완전한 동물이니깐.






ps. 첨부된 책 이미지는 주제와 맞아서 첨부했을 뿐, 저는 이 책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신고
Posted by jimmy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