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저희 회사 심사역들끼리 과거에 투자한 회사들을 돌아보면서 왜 어떤 회사는 잘 되었고, 어떤 회사는 어려움에 빠졌는지를 논의하였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가 많았지만, 그 중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하는 것을 하나 말씀드리면, 정말 '죽지 않을만큼 열심히 열정을 갖고 사업을 해야 한다'였습니다.

뭐 사업을 하면서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제가 볼 때에는 그 사업에 '올인'한 것이 아니라, '다른 패'도 갖고 계신 분들은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 벤처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다른 회사에서도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던지, 다른 좋은 회사에서 많은 지분을 갖고 계신 분이던지, 다른 직업 (교수, 컨설턴트 등)을 겸직하고 계신다던지 하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다른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이면 당연히 그러지 않을까요? 물론, 예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잘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것은 정말 예외인 것 같습니다.

결국,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투자자를 만나서 투자 유치를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너무나도 뻔한 얘기지만, '본인의 열정을 투자자에게 보여주고 투자자를 감동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아, 이 사람이라면 뭔가 해낼 것 같다'라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겠죠. 물론, 한번의 미팅에서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할 수 있겠지만, 투자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공식/비공식 미팅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리고 투자자들은 무수히 많은 사업가들을 만나기에) 가다 보면 '열정'에 대해 '감'이 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열정을 지닌 사업가들을 뵙고 싶습니다 :)
죽지 않을만큼 일하면서도 매우 즐겁게 일하실 수 있는 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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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벤처캐피탈이 투자하는 기업들들에는 early stage 투자부터, pre-IPO 투자까지 다양한 deal들이 존재하는데 deal by deal로 기업가치를 구하는 방식이 달라지곤 합니다. 1년~2년 이내에 IPO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회사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미래 손익추정을 하여 전통적인 valuation (자산가치, 수익가치-PER, EV/EBITDA, DCF 등)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죠. 어려운 부분은, 매출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early stage 투자 건인데, 이 경우에는 훨씬 더 '정성적인 평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랍니다.

보통 해당 기업이 '당장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와 향후 IPO 혹은 M&A가 가능할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자금까지를 고려한 2nd/3rd round funding까지를 고려한 '총 필요한 자금 규모'를 계산해보고,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지분구조'를 생각해서 역산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가능해보이는 M&A target value를 먼저 산정해보고 역산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그런데, 많은 경우 투자자와 기업가 사이에 valuation gap이 생깁니다. 생각해보면, 큰 꿈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본인의 회사가 비록 10명 이내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출도 하나도 없지만, 수백억의 가치가 있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그렇게 큰 꿈과 의지를 갖고 있어야지만 사업이 성공한다고 보는 것도 맞죠) 결국, 이런 gap에 대해 투자자가 현실적인 얘기를 할 때 (수 많은 실제 사례들 중심) open mind로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또 거꾸로 벤처캐피탈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기업가들이 결국 투자를 받게 되고 또 벤처캐피탈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기업을 잘 성장시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미국 벤처캐피탈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다, 많은 기업가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저희 회사가 실리콘밸리에만 있었어도 수백억 가치로 투자를 받는 것인데'라는 것이 꼭 맞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보면, 최근에 많이 떨어진 것이긴 하지만, 초기기업의 투자전 기업가치는 3.1M USD로 한화 37억원 (KRW/USD 1,200원 기준)에 불과하더군요. 물론 이 자료 역시 통계적으로 오류가 있을 수 있고, deal by deal로 편차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는 자료네요.



보너스로 미국 벤처캐피탈들의 Exit의 90%는 M&A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통계자료도 붙입니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너무나도 부러운 환경이긴 하지만, 투자자도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고, 기업가도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기보단, 서로 open mind로 수 많은 논의를 통해 '한국 내에서 의미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기업가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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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오랜만에 집에 일찍 와서 뉴스도 보고, 쉬다가, 지금은 라디오를 들으며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글을 끄적이고 있네요. 요즘 들어 부쩍 벤처캐피털에 관심을 갖는 선후배동기님 및 지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업계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진정으로 VC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겉보기로 멋져보여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 제가 참 많이 challenge를 합니다. 왜냐면, 그만큼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만만한 직업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질문을 드리다 보면, 제 스스로 VC에 대해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반추하게 되서 오히려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보면 만족스럽네요. 젊은 나이지만, 4개의 회사를 경험해봤기에 어디를 가나 장단점이 있고, 어려운 점들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VC가 저한테 가장 잘 맞고,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이 있는 것 같네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Softbank의 네트웍을 활용해서 투자한 업체를 지원할 수 있게 되거나 (예를 들자면, global 업체와 미팅을 시켜줘서 partnership의 단초를 제공한다던지, 영업이 가능한 업체를 소개시켜주거나 등), 미미하지만, 제가 경영진분들과 회사의 방향에 대해서 discussion을 하고 일부 도움을 드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간혹가다 투자한 회사에서 '임지훈 심사역님, 시간 좀 내줘서 신사업에 대해서 discussion 좀 하시죠' 라고 할 때가 있는데 참 보람된 일이죠. 제 회사를 키우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사실, BCG/Accenture와 같은 global consulting 회사를 다니면서도 기업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경험을 많이 했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애요. 예를 들자면 그 당시엔 무엇인가 '용역계약'을 통해 억지로 답을 내줘야 하는, 그래서 하는 일들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다면, VC에 와서는 제가 투자하고 관리하는 업체들과 관련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시키지 않아도 고민하게 되고, 공부하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애요. 주말에도 무슨 생각이 나면 찾아보고 :)

연말이 되면서 2008년을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잘 살아가고 있나? 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서 글을 한번 남겨봅니다. 참 좋아하는 직종이고, 저와도 잘 맞긴 하지만, 아직은 너무나도 부족하기에 아쉽기도 하고. 욕심은 많은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기도 하네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해볼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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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
오늘은 VC가 투자대상으로 삼는 기업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제가 하는 얘기는 '보통의 경우'에 한합니다. 즉, 예외 case로 다양한 투자가 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VC가 아닌 경영진들이 많이들 놓치고 있는 것은 벤처투자란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혼이 전제된 결혼'이라는 사실입니다. 투자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Exit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전제입니다.

우선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 하나...VC는 아이디어만 특출나도 투자를 한다?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VC에 와서 일한 것이 별로 길지 않은데, 본인만의 아이디어라고 제안하신 몇 몇 아이템을 똑같이 다른 분이 또 제안한 경우를 몇 차례 봤습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자기가 기똥찬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그것은 전세계에 최소한 수십명은 똑같이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그렇기에 VC에 와서 "제 아이디어를 사실래요?"의 approach는 성공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일지라도 사실은 기업을 만들어서 제대로 운영하는 execution이 결국 핵심 아닐까요?

그 다음엔 이런 예를 한번 들어보죠. 어떤 기업이 있는데 해당 market에서 아무리 잘해도 예측 가능한 경영손익 수준이 매출 15억원에 순익 2억원 정도의 규모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봅시다. 어떻게 Exit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Technology가 정말로 기절할만큼 뛰어나서 M&A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 규모는 적은 인력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훌륭한 기업의 모습입니다. 분명 저 숫자로는 IPO던 우회상장이던 하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10억,20억,30억을 투자하는 VC 입장에서는 도저히 Exit을 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죠. 그렇기에 VC는 결국 성장성이 높아보이는 기업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비록 투자하는 시점에는 매출/순익이 좋지 않더라도 3년~5년 이내에는 IPO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죠.

기업을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일이 있을 때에 VC를 떠올리셨다면 사실 위의 사항들을 한번쯤은 고민을 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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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immyrim